한국일보

기자의 눈/ 2030세대 vs. 4050세대

2008-05-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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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취재2부 기자)

190개가 넘는 다민족 밀집지인 뉴욕시에서 돈 버는 비결은 당연히 다민족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이다.문자적으로는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언어 소통의 불편함과 한국식 사고방식 고수, 문화 이해 부족 등의 장벽을 넘지 못하는 대부분의 한인 1세대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
이다.

반면 요즘 한인 1.5세나 2세, 젊은 1세대들의 비즈니스 전략을 보면 다민족 마케팅 전략을 내세워 미 주류사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를 종종 접한다. 매주 금요일 한국일보 경제면에 게재되는 ‘2030 CEO 시대’의 주인공들을 취재할 때 공통적으로 듣게 되는 말이 “경기 불황 속에도 여전히 장사 잘 된다”는 것이다.


맨하탄 소호에 위치한 액세서리점 ‘미러 미러 온 더 월(Mirror Mirror on the Wall)’은 뉴욕시 관광객 유치의 이점을 톡톡히 보고 있다. 여름방학이나 크리스마스 시즌 같은 성수기에 하루 매출액이 평균 천 달러대라고 업주는 살짝 귀띔했다.플러싱 택배업체인 ‘아시아나 익스프레스(Asiana Express Inc)’는 하루 평균 택배물이 미국 내에 약 50개, 한국에 20~30개 정도로 쉴 틈 없다며 불황속 오히려 호황을 누린다고 전했다. 그래서 또 다른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또 백인 중심의 산업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굳혀온 미 음향 산업에 뛰어든 ‘스카이 음향(Sky A/V Pro)’은 유명 의류업체 ‘H&M’사와 맨하탄 뮤지컬 극장, 공립학교 등의 음향과 영상, 조명 설계 및 시공을 담당하느라 일정이 빡빡하다고 말했다.

20~30대인 이들의 공통점은 40~50대의 한인 1세대와 달리 고객의 범주가 한인에 국한되지 않고 다민족으로 열려 있다. 이중 언어 구사와 다민족 밀집 사회에서의 생활 적응력을 갖춘 2030세대의 사업 방식은 과거 한인 고객, 한인 거래처만을 상대하며 사업 확장의 한계를 가져온 4050 부모님 세대와는 다르다. 사업의 규모가 크든 작든 간에, 어떠한 업종에 종사해 있던지 간에 다민족을 대상으로 영업한다는 점이 2030세대들이 경기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는 비결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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