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건 없는 나눔의 삶

2008-05-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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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광(스미스타운)

나는 살면서 그동안 참으로 귀한 분들을 많이 만났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 이 분들의 이름은 꼭 품고 가고 싶을 정도로 좋은 사람들이다.

74년 처음 이곳에 와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할 때 그들은 나를 초청해 따뜻한 저녁만찬을 대접해 주었다. 그 날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을 만큼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억한다.또 매일이다시피 나를 불러 저녁을 나누어준 임덕순 형제 부부, 썰렁한 아파트에 있는 우리 식구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 푸짐한 저녁과 자신과 아이들은 모두 리빙룸에서 자고 온 침실을
우리 식구에게 나누어진 마틴 형제.


김치찌개 솜씨 좋은 진흥이 엄마 덕분에 퇴근 후에 온 식구가 나누던 저녁, 벽난로에서 뜨거운 스테이크를 구워서 대접해 주던 이영만 사범 부부, 퇴근 때에 우리집에 들러서 맛있는 즉석 비빔밥을 나누던 고은네 부부, 우리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을 거르지 않고 산타클로스가 되었던 수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마운 분들이 나의 이민 초기 시절에 있었다.

이들이 아니었으면 우리 가족이 어떻게 이 낯선 이국땅에 정착할 수 있었을까. 이렇듯 조건 없는 나눔의 삶이 있을 때 우리 고장은 ‘살기 좋은 유쾌한 동네’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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