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소를 광우병 소라고 선동 말라

2008-04-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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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뉴저지 리버에지)

그동안 한미 양국간에 미결로 남아있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중 쇠고기 수입협상이 완전 타결됐다. 그런데 반미 성향의 일부 시민단체가 “미국산 광우병 소고기를 먹을 것입니까”라며 미국 소들이 마치 광우병에라도 걸린 것처럼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은 과학적 검증과 국제기준에 따라 판단할 일이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은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존재하거나 도축돼 식용으로 제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평가하고, 설사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도축되더라도 편도와 척추같은 위험부위를 제거하면 안전하다는 것이 OIE의 판단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세력들은 OIE 평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광우병 공포심만을 증폭시키고 있다.한국은 농산물시장을 추가로 개방할 때마다 국가 예산을 풀어 농민과 농업부문에 지원한 돈은 천문학적이다. 2007년에는 한미 FTA대책(2008~2017년) 사이에 20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2001년에 이미 쇠고기 수입개방 당시에도 농민단체들은 쇠고기 가격 하락으로 농가소득이 감소하고 소 사육 기반이 붕괴돼 쇠고기 수입이 급증하면 자급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그 후 쇠고기 값은 안정됐고 소의 주(主) 사역지인 강원도에서는 소 사육 마리수가 급증해 농가당 1997년 5.4마리에서 작년에는 10.7마리로 늘어났다.

그렇지만 영세농가의 좁은 시설에서 사료를 먹여 키우는 소로는 미국 기업농의 방목하거나 건초로 키우는 소와는 품질면에서 경쟁할 수 없지만 농촌경제연구원은 앞으로 쇠고기시장은 3파전(한우, 호주산, 미국산)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한다.

미국산 쇠고기는 미국에 거주하는 해외동포들을 위시하여 전미국인들과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전세계 117개국의 국민들이 마음놓고 먹고 있는데 유독 한국인들만이 미국산 쇠고기 먹기를 우려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반미 성향의 시민단체나 농민단체들은 무조건 농업 보호만이 국익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세계 10위권의 교역국에 걸맞게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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