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기로에 선 미국의 꿈

2008-04-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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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취재1부 기자)

전문직 취업비자(H-1B) 신청자들이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2009회계연도 H-1B 신청자 접수 추첨 통보가 속속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평균 2명 중 1명의 한인 신청자가 추첨 탈락 통보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추첨에서 뽑힌 신청자들은 이번에 개정된 OPT 규정에 따라 2009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1일까지 합법 체류 신분까지 보장받을 수 있게 돼 기쁨이 2배가 됐다.그러나 추첨에서 탈락한 신청자들은 실질적인 구제 방법이 없어 한숨만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체류 신분 유지를 위해 편법으로 이용했던 어학원 등록을 통한 학생비자(F-1) 신분 연장은 최근 불법 유학원 단속으로 인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감시 강화로 실제 등록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CE의 단속 초점이 출석률에 맞춰진 상황에서 취업 신분을 유지한 채 출석률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H-1B 탈락자들을 위해 편법으로 수업 시간을 조정해 운영하던 수업들도 상당수 폐지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교환연수비자(J-1)로 체류 신분을 변경해 유지하던 방법도 지난해부터 신청 대상자에서 미국 내 대학 또는 대학원 졸업자가 제외된 상태다.
이에 따라 추첨 탈락자들은 결국 재정적인 부담을 가진 채 1년 간 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부담하며 내년 신청을 기다리거나 본국으로 귀국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소 4년 이상을 언어 장벽과 고독 등과 싸우며 미국에서 공부하며 생활한 유학생들. 이들의 아메리칸드림이 H-1B 추첨 통보로 결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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