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주인 이소연씨

2008-04-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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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오(우드사이드)

우선 12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온 우주인들의 무사귀환을 환영한다. 지난 8일 오후 우리의 희망 이소연씨를 태운 러시아 우주선(Soyuz TMA12)이 카자흐스탄 우주 기지에서 굉음과 함께 힘차게 발사되었다. 이로써 이소연씨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비행사 권기옥 여사에 이은 최초의 여성 우주인이 되었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2번째, 그리고 세계에서 49번째 여성 우주인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 동시에 우리나라는 세계 36번째 우주인 배출국이 되었다.

우리나라 교육과학부에서는 이씨를 우주인에 속하는 ‘우주실험 전문가”(우주인)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항공우주국(NASA)는 이씨를 단순한 우주비행 참가자(SFP-Space Flight Participant)로 명기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우주인’과 ‘우주비행 참가자’의 참뜻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우주인’의 사전적 의미는 (1)지구 이외의 다른 행성에 존재한다고 생각되는 지능이 높은 생물체, 즉 외계인(ET-Extra Terrestrial) (2)우주선을 타고 비행하기 위하여 훈련을 받은 사람, 우주비행사(Astronant)로 되어 있다. 다음 ‘우주비행 참가자’의 뜻은 일시적인 우주인으로 우주비행사와 구분해 불린다. 즉 우주 관광등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우주 여행자들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소연씨는 과연 어느 쪽에 속할까?
우리는 그녀를 스스럼 없이 우주인이라고 부르는데 NASA에서는 우주비행 참가자라고 한다. 이거야말로 이현령비현령이요, 녹비(鹿皮)에 가로 왈(曰)자다.그렇다. 그녀는 우주선 선장도 아니요, 기술자도 아니요, 우리 기술로 만든 우주선도 아닌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간 손님(?)임엔 틀림 없다. 이렇게만 본다면 그녀는 분명 ‘우주비행 참가자’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록 돈을 주고 우주선을 탔을 망정 그녀는 1년여 동안 우주비행시 필요한 소정의 교육과 훈련을 마쳤고 단순한 여행자가 아닌 과학자로서 당당히 탑승한 것이다. 그녀는 이들 실험을 위하여 분초(分秒)를 다투어가며 각종 실험을 하였다. 순전히 우주의 신비와 장관을 관람하며 여행한 여행객이 아니라 유형 무형의 우주 기술을 경험하기 위하여 탑승한 엄연한 우주과학자였던 것이다.

때문에 그녀는 우주비행사는 아니었을 망정 우주비행 참가자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녀는 우주비행 목적이 뚜렷한 과학자로서의 우주과학 실험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띄고 우주선을 탔기 때문에 우리는 그녀를 ‘우주인’이라고 부르는 데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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