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깨 활짝 편 대통령

2008-04-17 (목)
크게 작게
호기선(전 하버그룹 수석부사장)

갖가지 모략과 소위 BBK 건 연루로 갖은 시련끝에 사필귀정이라고 당당하게 국민의 택함을 받고 당선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이 부시대통령의 국빈으로 초청을 받고 15일 뉴욕에 도착하였다.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다른 때의 한국 대통령의 방미와는 사뭇 다른 의미가 있다.

부시대통령은 그의 임기 중에 한국 대통령을 세번째 맞는 셈이다. 이런 이명박 대통령의 어깨 활짝 편 미국 방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높여주는 것이고, 우리 한국 국민과 이곳 동포들의 긍지를 다시 찾게 해주고 있음이 틀림없다.


지난번 17대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에 부시와 백악관은 마치 어느 나라 총리나 장관 정도를 대하는 듯한 냉랭하고 떫은 대접을 하였다. 국가원수의 예우는 고사하고 눈에 뜨일 정도로 푸대접을 하였다.
그 후에는 APEC 회의 중 양국 정상회담(?) 때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의로 했는지는 몰라도 계속 동문서답으로 부시대통령을 몰아세웠고 이를 참다못한 부시대통령은 언성을 높이며 신경질까지 내는 해프닝이 있었으니 두 사람의 대면이 껄끄러울대로 껄끄러워져 있었다.

그 이전의 16대 한국 대통령은 국제 관례에 전무 후무한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백악관에서 부시대통령과의 회의 중 부시대통령은 자기 각료에게 김 대통령을 가리켜 ‘that guy’라고 표현을 했으니 이는 얼마나 김 대통령을 깔보고 한 말인지 가히 짐작은 하지만 기가 막히는 일이었다. 우리 평민들 사이에서도 서로 존경하는 사이에서는 this guy, that guy 하며 부르지 못한다.

작년 일본 수상이 부시를 방문했을 때다. 부시의 전용기로 같이 개인 별장인 텍사스 랜치까지 가서 화기애애하게 담소하는 것을 보고 무척 부러웠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언제나 이렇게 미국에 와서 대접을 받게될까 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이번의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으로 초대되어 부시대통령과 지내면서 정상회담을 하게 되었다. 내 가슴에 뭉쳤던 멍울이 시원하게 풀리는 듯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모든 것을 자기의 노력으로 무에서 유를 이루어냈고 불가능에서 가능을 만들면서 자기의 노력과 자기의 능력으로 오늘을 이룬 사람이기에 모든 이의 존경을, 온세계의 존경을 받는 것이고 그 때문에 대한민국의 위상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바로 서게도 하는 것이다. 이번 이 대통령의방미, 부시대통령의만남은 그러기에 자못 의미가 있고 우리를 당당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프간, FTA, 육류수입 완전해제, 주한미군 이전비용 등등 다루기 어렵고 예민한 안건들이 앞
을 막고는 있지만 몇달 전, 인수위원회에서 모든 일을 자기네가 짚고 넘어간답시고 조급하게
서두르면서 국정(?)을 다스린 것과는 달리 대통령의 능력과 수완으로 어려운 일을 순조롭게 잘
풀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