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근혜를 안고 가야

2008-04-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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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코리안 닷 넷 대표)

지난 9일에 실시된 한국의 제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153석을 획득하여 원내 제1당이 되었다. 국회 재적의원의 과반수를 넘긴 당선자를 냈으니 마냥 기뻐해야 할 터인데, 한나라당의 속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 “한나라당으로부터 쫓겨났다”고 주장하는 ‘친박계’ 당선자들이 한나라당의 복당을 바라고 있지만 한나라당의 지도부는 그들 모두의 복당을 받아들이는 대신에 선별적으로 허용하려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마음에 드는 몇몇 사람들만을 받아들여서 자기네들 마음대로 국회를 좌지우지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참으로 답답한 사람들이다. 그렇게 해서 소속 의원 몇 명을 늘인다고 하자. 현재 한나라당 내에 있는 ‘친박계’의원 30명 정도가 당 지도부의 뜻대로 움직여 주리라고 생각하는가? 열 명도 안되는 숫자의 원군(그 사람들이 복당 후에 원군이 될런지도 확실하지 않지만)을 늘이고 30명의 반군을 만드는 것이 국회를 운영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박근혜는 나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을 도울 사람이지 이명박 대통령과 경쟁할 사람이 절대로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경쟁을 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사람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을 도와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 할 사람이다. 그리고 그 토대 위에서 5년 후를 바라보며 나아갈 사람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패는 5년 후의 박근혜 전 대표의 실패로 귀결지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왜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경쟁하려고 하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표를 안고 가야 한다. 그녀는 솔직한 사람이다. 그녀는 사술을 쓸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녀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다. 그녀는 항상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다. 누군가가 그녀를 “정치인답지 않은 정치인”이라고 말했었다. “온갖 거짓말이 난무하고 약속을 어기기를 밥먹는 것보다 쉽게 하는 한국의 정치풍토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자기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 박근혜 전 대표”라고 그 사람은 이야기 했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녀가 “속았다!”고 했을 때, .그 이야기가 누구를 향한 말이었는지 국민들은 알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것, 그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맨 먼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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