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명박대통령 방미와 재미동포

2008-04-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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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평(커네티컷주립대 명예교수/정치학박사)

이명박 대통령은 4월 13일 미국을 방문하고 부시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한 후 15일에는 뉴욕을 방문한다고 한다. 미국은 보수적이고 또 한국의 대통령으로서는 보기 드문 기독교 장로교회 장로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복음주의 기독교인 부시대통령이 극진한 예우에 모든 힘을 다 하고 있다는 신문보도가 있었다.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서 얻을 것이 무엇이며, 부시대통령은 한국의 이 대통령으로부터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이 대통령은 취임한지 두 달 밖에 안되고 부시대통령은 금년 말이면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부시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된 것 밖에 없다는 것이다.무엇보다 미국의 대선이 금년 11월에 치러지기 때문에 정권교체 가능성이 있고, 또 부시의 임기 말에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면 이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바라는 것은 2012년에 이양하기로 합의한 작전통제권을 철회하고 미군이 한국에 더 오래동안(영원히) 주둔해 주기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보도된 바 있다.


이승만대통령이 작전통제권을 맥아더 사령관에게 이양한 것은 한국전쟁 와에서 이루어졌고 이 대통령은 전쟁 동안만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에 이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미국측이지 한국측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리고 미 지상군의 감축과 이동은 미국의 국가이익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미국이 결정할 문제이지 한국 대통령이 희망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다 알고있는 사실이다.

부시정부가 출범한 2001년 부시는 이라크, 이란, 북한을 3개의 악의 축으로 낙인을 찍고 정부 타도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실패하고 말았다. 이라크는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않았는데 핵무기 제거라는 명분으로 전쟁을 시작하고 사담 후세인 정권을 타도하고 전쟁을 시작했다.
지난 5년 동안 4,000명이 넘는 미군이 전사했으며 매 주 12억 달러의 전쟁 경비가 지출되어 미국 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게 되었으며 경제불황은 불가피한 것이다. 미국의 모든 국민은 부시의 실패를 신랄히 비판하며 2008년 선거에서 정권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공화당의 중진 의원도 공공연하게 떠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정부는 부시의 중동전쟁을 돕기 위해 중동에 파병했으며 미국이 강요하는 자유무역협정도 받아들인 것이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은 친미 일변도 외교정책을 선택했는데 이명박 정부가 미국에 무엇을 더 어떻게 할 수 있겠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그러나 부시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고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개발현황을 정확히 보고하면 북한을 테러국 명단에서 빼고,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북미 외교관계도 체결하겠다고 선언했다.과연 부시 임기 전에 이 모든 약속이 이루어지겠는지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목적은 한미간의 경제교류 확대와 자유무역협정 타결이 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으로부터 지난 노무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방미일정 중 하나는 재미동포와 간담회를 통해 한미관계 증진을 위해 재미동포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오히려 교포 초청 간담회는 생략하고 코리아 소사이어티(코리아협회) 만찬에 참석하여 기업인이 대통령과 단독 사진을 찍는데 5,000달러, 2~3명 이상 그룹사진을 찍으면 3,000달러 등 한국협회 모금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대통령의 위상을 손상시키는 것이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한국정부로부터 로비자금으로 매년 100만달러씩 보조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대통령의 미국방문을 이용해서 사설 로비단체의 모금운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왜 동포사회와의 간담회는 소홀히 하는지 역대 대통령의 방미 중 처음 있는 일이라 재미동포는 매우 의아한 눈치로 보고만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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