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객의 평생 가치

2008-04-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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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Jin Image Consulting)

얼마 전 개인적인 일로 도움받을 일이 있어 미팅을 미리 예약을 하고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예정된 약속시간에 도착했을 때 그 직원은 자리에 없었다. 잠시 자리를 비웠다는 동료 직원의 말만 있을 뿐, 그 분이 언제 돌아올 것인지는 그냥 기다리라는 듯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와의 약속은 어떻게 되는지 전화를 걸어 확인해 주기를 부탁했다. 그러나 전화통화 후의 그들의 대답은 너무나 의외였다. 지금 다른 중요한 고객과 점심식사를 하고 있으니 다른 날 다시 올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작은 고객을 잃어버렸다.

아무리 중요한 고객과의 미팅이 생겼다 하더라도 미리 약속된 고객과의 미팅이 우선되어야 한다. 기존 고객에게 미리 취소 전화나 최소한 상황에 대한 변명 정도는 하는 것이 비즈니스를 하는 분의 고객에 대한 기본 마인드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전문분야의 실력자라 하더라도 고객이나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그들의 전문성 조차 의심을 갖게 된다.


큰 이득이 되는 고객에게는 친절하게 응대하고 당장 나에게 이득이 되지 않으니 저런 고객은 별 볼일 없다라고 선입견을 갖고 응대한다면 비즈니스에 있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지금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고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늘 한결같이 꾸준한 모습이어야 한다. 직원의 한결같이 믿음직한 태도로 인해 고객이 자신의 회사에 충성고객이 되어 준다면 고객이 평생 이용해 주는 가치는 놀라울 정도로 대단하기 때문이다. 지금 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 고객이 앞으로 이용할 평생 가치를 인식하여야 한다.

미국의 도미노 피자 체인 중에서 성공한 한 매장의 실예이다. 특별히 맛이 다른 매장보다 뛰어났을까? 다른 매장보다 쏜 살처럼 잽싸게 피자를 고객에게 배달해 주었을까? 아니면 배달하는 직원들이 하나같이 꽃미남이었을까? 과연 그 매장의 무엇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그들의 성공 비결은 다름아닌 피자를 주문하는 ‘고객의 평생 가치’를 알고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고객이 기업을 신뢰하게 만들어 단골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들은 도미노 피자를 주문한 단골 고객 한 명의 평생 가치를 약 4,995달러로 계산하고 있다. 한 번 주문한 고객의 가치는 9달러99센트짜리(피자 한 판 가격)이 아니라 4,995달러의 가치를 지닌 고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4,995달러는 어떤 방식으로 계산하여 나오게 된 금액일까? 만약 고객이 처음 주문한 피자는 단지 얼마 되지 않는 9달러99센트에 불과하지만 직원이 친절하게 최선을 다하여 고객이 감동을 받는다면 지속적으로 거래를 할 것이며, 평균 10년 동안 연간 9달러99센트짜리 피자를 50개 주문하게 되면 어느새 4,995달러가 되는 것이다.이 매장의 대표는 “직원들에게 10달러도 되지 않는 값싼 피자를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5,000달러짜리 피자 고객에게 배달을 하고 있으니 무엇보다 고객서비스는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고객으로 하여금 피자를 정시에 배달되었는지 판단하게 하여 고객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이처럼 고객의 미래에 기여할 잠재적 가치를 고려하여 직원 서비스 마인드를 긍정적으로 전환시키고 고객 서비스를 하게 되면 직원은 자신이 하는 일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여기게 되며 정성을 다할 것이다. 그런 직원의 태도에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고객은 단골과 충성고객으로 이어져 지속적으로 이용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여러분의 회사를 이용하는 기존 고객들이 충성고객이 될 수 있도록 고객 만족과 신뢰를 창출해야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새로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비용의 5배 정도가 들기 때문이기도 하며 기존고객 관리가 신규고객 관리보다 훨씬 더 수월한 장점도 있다. 적어도 이미 나를 찾아온 고객을 내 발로 내쫓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거래하는 고객 한 분, 한 분이 기업의 최대 재산이자 가치 있는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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