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의 안녕과 미국의 사명

2008-04-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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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목사)

21세기의 정치를 주도할 듯 승승장구하던 중국의 산업과 시장이 고전하는 중에, 증시의 폭락으로 주가가 반 토막이 되어 온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미국의 금융시장 파동으로 달러의 가치와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물가가 치솟아 세계시장이 얼어붙은데 따른 여파이다.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가 2~3배 급등한 가운데 원자재를 외국에 의존하는 중국 산업은 4,000억 달러를 날린 세계 시장에 다시 수출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작년 중반기 이후 미국의 워렌 버핏이 8,000억 달러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전시킨 후 중국은 1조 달러를 날렸다.또한 설상가상으로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는 중에 티벳 독립운동이 일어났다. 후진타오 주석
은 비상령을 내리고 군경 40만명을 풀어 티벳 주변지역까지 차단하고, 사살한 티벳인들을 불에 태워 근거 인멸을 자행했다. 이런 비인도적인 만행으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에 이르기까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불참한다는 선언이 이어지는 불상사를 당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만은 후진타오에게 티벳 ‘폭동’을 진압한 것을 축하한다고 했다. 북한은 일제가 3.1운동을 가리켜 ‘폭동이라고 열방에 알린 말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시장 하나 없는 빈곤한 북한이 역사의 앞과 뒤를 가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경제한파로 세계시장에서의 미국의 위치를 중국이나 북한 뿐만 아니라 온세계가 알고도 남음이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증파하고 유럽연합국가 동북지역에 MD(스타워즈) 기지를 허가했다. 중국은 북한의 ‘핵’이 자신들에게 악재가 됨을 이제야 알았고, 지난번 키티호크 항공모함의 입항을 불허한 것을 후회하여 이번에는 나미츠 항공모함의 홍콩 입항을 서둘러 허가한 것을 알아야 한다.

미국의 진보를 주장하는 교수들 중에는 미국의 공황으로 번질 수도 있었던 경제 한파의 책임을 전 FRB 의장 앨런 그린스펀의 저금리 정책으로 투기심을 일으킨 결과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시장과 국가의 성쇠가 인간의 정책에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의 경제한파를 주기적인 순환현상으로 보고 세금과 금리 조정과 함께 연방정부가 3,000여억 달러를 적소에 풀면 4월이면 풀릴 것으로 말한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사실 지난 3월 후반에는 뉴욕증시가 두 차례나 반짝이더니 4월에 들어 다우지수가 3.19%로 급
등하였고 다음 날인 2일에는 한국과 일본의 증시가 봄날을 맞았다.

얼마 전 일이다. 미국의 위치를 모르는 푸틴과 후진타오는 백악관을 향해 MD 개발을 중지하는 협상을 제의한 일이 있다. 미국의 부시대통령과 군부는 이 제의를 서슴없이 거절했다. 세계시장에 모든 것을 내놓은 미국에게는 세계의 안녕을 지키는 군사력밖에 남은 것이 없다.이런 의미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는 야당과 일부 진보성향의 교수들은 종교의 자
유와 인권의 존엄성 조차 없는 도전 집단이나 국가들과 무조건 대화를 해야 한다고 서두르고 있다. 이는 미국의 위치와 사명을 모르는 소치로 세계 질서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다행히도 이번 미국의 대선 후보 중 하나인 잔 매킨리가 오늘의 세계를 향한 미국의 사명을 알고 있는 것이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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