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정당한 요구

2008-04-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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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취재2부 기자)

최근 미 주류사회에서 활약하는 한인들의 위상이 각계에서 돋보이고 있다. 얼마 전 뉴욕라이프가 자회사 NYLIM(뉴욕라이프 투자운용회사)의 최고경영자로 존 김씨를 임명했으며, 전미부동산협회(NAR)의 수석 경제 분석가 로렌스 윤씨는 이달 초 USA투데이가 선정한 미국의 10대 경제 분석가 중 한 명으로 뽑혔다.

미 주류사회 보험업계와 부동산업계를 대표하는 두 회사의 책임자가 모두 한인이다.둘 다 대단한 회사에서 대단한 직위를 차지한 것도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지만, 그에 앞서 지금까지 한인들이 쉽게 도전하지 않았던 전문분야에서 한인 최초의 기록을 달성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존 김씨를 포함해 남다른 성취감을 달성한 이들을 인터뷰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말 중 하나가 “소수계로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는 것이다.


기회의 땅 미국이지만 과거나 현재나 소수계가 겪는 설움과 아픔, 때로 보이지 않는 장벽이 언제나 존재해 왔다는 말이다. 이같은 소수계로서의 설움은 얼마 전 통과된 뉴욕시 그린카트 법안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뉴욕시 한인들이 종사하는 주요 업종 중 하나인 청과업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 뉴요커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그린카트 법안이 통과되고 말았다.

안타깝게도 청과업계가 그린카트 법안 통과의 고배를 마신 일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세탁업계에 비상이 걸렸다.연방 상무부의 중국산 행어 반덤핑 예비 판정 때문이다. 평소 박스 당 50센트씩 오르던 행어가 어느 날 갑자기 27~45달러까지 부쩍 오른 데 대해 뉴욕 일원의 한인 세탁업계가 똘똘 뭉쳐 반덤핑 예비판정의 부당성을 알리고 시정을 촉구하고 있다.

청과업계의 그린카트 법안 통과 반대는 뉴욕시 보건국과 시의회를 상대로 한 것이었으나, 이번 세탁업계의 중국산 행어 반덤핑 반대 운동은 연방 상무부를 상대로 한다.
정부 부처를 상대로 반대 운동을 벌인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정당한 요구에는 정당한 승리가 따르듯이 소수계로서 힘을 발휘해야 할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한인들의 응집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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