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수칩시다!

2008-04-08 (화)
크게 작게
정춘석(뉴욕 그리스도의교회 목사)

일상적인 생활 속에 우리는 답답함을 느낀다. 죽고, 죽이는 일이 매일의 일이고 속고, 속이는 일이 다반사이다. 어디 하나 기쁘고 즐거운 일을 찾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행복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손뼉을 치고 박수를 쳐대야 한다.

박수는 격려하고 응원하는 힘이 있다. 삼삼칠 박수를 즐겨 치던 우리들이 아닌가. 월드컵에서 목이 터지라 외치면서 박수치지 아니했던가. 내가 박수를 받기 위하여 애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곁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며 박수를 쳐라. 나 혼자만의 행복은 행복이 아니다. 주변이 행복할 때 나에게 행복이 축복으로 바뀌는 것이다.박수는 감동이 되면 치게 된다. 뉴욕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단이 평양에서 연주할 때 3층에서 청년 하나가 일어나 박수를 쳤다는 것은 제대로 감동을 받은 사람은 박수를 칠 줄 안다는 것이다. 감동을 주고 감동을 받는 일은 우리들의 우울한 일들을 한꺼번에 날려보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삶에는 약간의 호들갑이 첨가된 박수가 모자란 부분을 충분하게 채워간다. 박수는 환영하고 축하하는 마음이 밖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입학, 진급, 퇴원, 생일...삶의 구석구석에서 반주를 넣어주고 활력을 준다. 박수는 주변 사람들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심지어 곰들도 배고프면 일어
서서 밥을 달라고 박수를 치며 재롱을 부린다고 한다.박수치기는 구성원들의 기분을 좋아지게 할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아주 유익하다고 한다. 박수
의 효과에 관해 학위논문을 썼던 조영춘 교수는 “30초간 박수를 치면 10m 왕복달리기를 하는 것과 맞먹는 운동 효과가 나타난다”며 “손에는 340가지 경혈이 있어 박수를 치면 이 경혈들이 자극되어 혈행이 좋아지고 몸 속의 내장 기능도 좋아지게 됩니다”는 박수 예찬론을 펼친다.

영화제 시상식 무대에서 상을 수상한 심형래(영화 ‘디워’) 감독의 소감 중 ‘박수치는 사람들, 박수 안 친 인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한 것은 우리에게 일침이 되기도 한 표현이다. 우리는 일찍부터 박수를 배운 민족이다. 어릴 때 도리도리 짝짜꿍을 노래하며 박수를 배웠다. 특별한 준비과정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박수는 칠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감이 생겨 긍정적 사고를 갖게 되므로 성격도 활발해지는 것이다. 박수를 치는 것도 몇 가지의 주의점이 필요하다.

박수는 양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이다. 한 손만으로 칠 수 없다. 함께 할 때 우리는 힘을 얻게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박수처럼 제 때 쳐야하는 것이 없다. 치지 말아야 할 순간에 치거나 너무 늦게 칠 때 그 의미가 상실된다. 잘했을 때 기다릴 필요 없이 박수를 보내야 한다. 그리고 박장대소라는 말이 있듯 손뼉을 치면서 크게 웃는 일이 필요하다.

아첨을 하듯 손을 비비 꼬지 말고 하이 파이브 하듯 손을 높이 쳐들고 다른 사람과 함께 손뼉을 쳐보라. 당신의 기쁨을 주변의 사람에게도 알리는 것이 좋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박수치는 것은 역시 신나게 흥겹게 해야 효과적이다. 흥겨운 음악이나 여러 명이 함께 게임하듯 박수치기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식사회가 본격화 될수록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하루 하루 전쟁을 치르듯이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게 오늘날 이민자의 자화상일지 모른다.

우리의 삶이 아무리 바쁘고 힘들지라도 한 번의 힘찬 박수로 피로를 씻어줄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어느 곳, 어떤 상황에 있든지 크고 작은 일에 박수를 보내도록 노력하자. 박수칠 일을 주의깊게 찾아보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