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홈 스쿨링

2008-04-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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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숙(유스앤 패밀리포커스 대표)

요즘 한인사회, 특히 우리들의 2세들이 자녀교육을 시키는데 있어서 홈 스쿨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홈 스쿨링은 자녀를 공립이나 사립학교에 보내지 않고 말 그대로 집에서 자녀를 학습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리 이민 1세는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자녀에게 그만한 투자를 하기가 만만치 않고 홈스쿨링에 대한 정보나 지식도 미비해 시도하기가 쉽지 않지만 2세들은 다르다. 특히 2세들은 자신들이 공립학교에 다니면서 보고 들은 부정적인 것들과 또래그룹으로부터의 압박감으로 인해 힘들었고 아슬아슬했던 사춘기를 자녀들에게는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홈스쿨링에 대한 약점을 보완하는 법, 즉 공동체 생활, 사회성 확립, 경쟁사회 속에서의 경쟁력들을 고려해 많은 커뮤니티 봉사, 홈스쿨링 부모들과의 활발한 교류, 각종 세미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식 확보 등 열성들이 대단하고 교육의 질도 뛰어나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 미국사회가 이전보다 더 홈스쿨링에 대한 호응도와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만큼 상당히 체계적이고 전문화 되어있기에 공교육보다 뒤떨어지지 않을가에 대한 우려는 없는 것 같다. 단지 우려하는 사람들의 요지는 학교 환경이 마약과 폭력, 그리고 거친 환경에노출돼 있는 것이 걱정되어 아이들에게 충돌이나 충격이 전혀 없이 좋은 것으로 조심스럽게 지원해주는 것만이 아이들의 전인격교육에 알맞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물론 그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은 성인이 된 나의 세 딸도 공립학교에서 교육 받았는데 가정과 교회에서 가르침을 받았던 윤리나 도덕 그리고 가치관이 학교에서 보고 듣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에서 오는 혼란과 갈등으로 많이 힘들어하며 끊임없이 엄마인 내게 토론, 때로는 논쟁으로까지 가는 어려운 시간들이 많았지만 오히려 그러한 것으로 인해 어디에 내놓아도 바른 선택과 바른 행동을 할 줄 알며 다른 사람을 어떻게 배려하고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을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로 성장했다.그러나 그것은 보통의 자녀를 둔 보통 엄마인 나의 경우이다. 유스앤드 패밀리 포커스에 들어오는 수많은 케이스를 보면 학교라는 환경에서 선생님이나 또래들에 의해 평생에 치명적인 아픔이 될만한 일들을 겪음으로 인해 다른 정상적인 아이들처럼 바르게 서지 못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너무나 많다.

우리 기관의 검정고시 클래스를 보아도 마찬가지다. 그 아이들의 80~90%가 피해자인 것이다. 폭력, 압박감, 수치감과 모욕감이 견디기 어려워 중도에 학교를 포기하고 패배자처럼 주눅들어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한인학생이 수 십명이 아니라 수 백명이고 이것으로 신음하고 아파하는 한인가정이 수 백 가정인 것이다.그리고 특별한 상황이나 조건으로 인해 공교육보다는 홈스쿨링이 더 효과적인 케이스는 많다. 군인의 자녀, 선교사의 자녀, 이렇게 해외나 다른 주로 자주 이동해야 하는 경우는 홈스쿨링이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내가 만난 초등학교 2학년 학생 케이스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유난히 에너지가 많고 행동이 민첩하고 활동적이다. 사랑스럽고 귀엽다. 어디 한 군데도 폭력적이거나 반항적인 아이가 아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다른 아이들에게 위협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아이를 문제아 취급을 해서 그 귀여운 아이는 늘 슬프고 눌려있다. 그리고 학교 가기를 싫어하는 아이가 되어버렸다.

어려운 학교환경을 잘 극복해서 더 강하고 경쟁력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것에 패배해 일생에 치명적인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기에 어느 교육을 선택하느냐는 자신의 가정과 자녀의 형편과 조건에 달려있는 것이며 홈스쿨링에 대한 철저한 정보와 지식, 부모의 시간과 경제능력만 있으면 지식과 경쟁력, 그리고 사회성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에 대해 얼마든지 공교육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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