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회관 공중권 매각 무산 잘 된 일이다

2008-04-05 (토)
크게 작게
이원일(우정공무원)

뉴욕한인회가 최근 매각 의사를 한인사회에 묻던 건물의 공중권(Air Right)이 전직 회장단의 투표로 무산되었다고 하니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이 안은 애초 지난 해 11월, 엑셀 부동산개발회사(미국계)가 한인회관의 공중권을 500만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만일 한인회가 받아들였을 경우 엄청난 오류를 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중권에 대한 명확한 내용은 한인회가 알아서 좌지우지할 사안이 아니라 일단은 개발 전문가들이 나서서 전문성을 갖고 해법을 찾아야 할 사안이다. 그러므로 한인회가 섣불리 나서서 해결해서는 안될 문제인 것이다.

세상 물정 모르는 인디언족 지도부가 단돈 24달러에 황금같은 맨하탄을 팔아버린 우둔하고 미련한 사건 같은 일이 한인사회에서 일어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한인회는 이제 회관 건물 자체를 매각, 또는 신용있는 건설회사 등과 공동투자로 증축 및 재건축을 하거나 재융자라도 받아 건물을 개보수하여 정상적인 입주자를 수용하는 등 다각도로 개선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현행 부동산 거래시 일조권을 상실한 건물들은 제 가격을 절대 받을 수 없는 것과 같이 채권법상 맹지(盲地)는 통상 시력장애지(地)로 원매자가 희귀함이 상식이다. 이것보다 더 경계해야 하는 것이 공중권에 대한 소유권리 이전이나 저당이다. 맹지가 시력장애지라면 공중권은 여기에 농(聾) 아(啞)까지 포함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렇게 중차대한 공중권을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한인회관이 만일 뉴욕한인회 소유가 아니고 개인 주택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쉽게 매각할 생각을 갖겠는지 묻고 싶다. 맨하탄을 거저 먹은 네덜란드인들을 보면 이번 한인회관 공중권 매각건도 관계자들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한번쯤 돌아가 재고해 보기를 동포의 한 사람
으로 충언코자 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