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2008-04-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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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남(전 뉴욕한인서화협회 회장)

사람에 따라 큰 차이는 있으나 요즈음의 험난한 세상은 너무나 제 기분대로 자유롭게만 살려고 하는 이기주의적 가치관이 팽배함으로써 나오는 것이다. 이로인해 사회는 온갖 부정과 부패로 얼룩지고 퇴폐와 기만으로 혼탁해져 가고 있어 개탄스럽기만 하다.

도무지 인간으로서의 바른 모습을 찾기가 어렵고 도덕과 윤리관은 먼 옛날 맹자의 헛소리로만 치부되고 있는 것 같아서 그저 안타까울 분이다.
우리 한국사람의 인성(人性)은 표현할 때 ‘조용한 아침의 나라’ 또는 ‘동방예의지국’의 순수한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 칭했다. 유교적 도덕론에서 기본적으로 삼강오륜(三綱五倫) 즉 군위신강(君爲臣綱)-임금에게 충성하는 신하의 도리. 지금은 우리의 경우 군주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하나님이나 국가로 해석할 수 있음.


부위자강(父爲子綱)-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하며 올바른 길을 덕(德)으로 지도하는 도리. 그리고 부위부강(夫爲婦綱)-남편은 아내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을 존경하여 좋은 금슬을 바탕으로 모범적 가정을 꾸려나가야 한다는 율법을 바탕으로 세 가지 강령을 준수할 것이다.

오륜(五倫)은 다섯가지의 인륜(人倫)인데 첫째로는 부자유친(父子有親)-곧 아비와 자식간에는 친화해야 함이요, 둘째로는 군신유의(君臣有義)-임금(지금의 대통령)과 신하(臣下, 지금의 장관) 등 각료와 백성은 올바른 정책을 펴고 율법을 지켜야 한다는 뜻으로, 그리고 셋째는 부부유별(夫婦有別)-현 세태는 인권주의 원칙 하에 남녀가 동등권을 보유하지만 과거에는 남편은 공익을 위한 바깥일을, 아내는 가정의 주부로서 자녀 양육을 잘 하라는 것이며 장유유서(長幼有序)는 어른을 공경하기 위하여 서열을 존중하고 어린아이들을 보물처럼 사랑하되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와 질서가 있어야 하고 붕우유신(朋友有信)-친구 사이에는 서로 두터운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윤리를 가르친 인간의 교본인 즉, 제아무리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인생의 효율적인 이념이라도 도덕과 윤리를 외면한채 물질과 금전 만능주의에 명예욕이라는 열병에 걸리면 세상은 화평성시가 아니라 극단적 사악한 형태로 나라마저 망국의 수렁에 함몰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 어찌 필자의 생각 뿐이던가.

근간 대한민국의 얼굴이랄 수 있는 숭례문 화재의 방화범이 70대에 이르렀어도 오직 개인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화를 풀기 위하여 귀중한 국보를 방화하고도 체념치 못하는 인격 부재, 그리고 연이어 보도되고 있는 어린이 유괴 및 부녀자 유괴 및 살인사건 등은 근간의 일만이 아니라 5.16혁명 이후 중흥의 길로 들어선 것을 기화로 사치와 퇴폐에, 부모에 대한 패륜행위도 서슴치 않고 있다. 심지어 이곳 뉴욕의 경우, 대형 교회로 기독교계의 선망을 받아오던 모 목회자가 간통사건으로 퇴출되는 사례는 하나님을 유일신이라 믿고 두려워하는 터에 죽어서도 3일만에 부활하신 예수님의 성령마저도 욕되게 하는 이 세상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 것일까.

회고하건대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는 어버이로부터 예의와 범절 등 인성교육을 우선으로 치중, 유치원과 초등교육에서 고등교육에 이르기까지 예능과 지능 교육을 개발하여 인격 형성의 과정을 거쳐 사회와 국가에 등용하는 인재다운 사람을 양성한다. 그래서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존재했다.

대학교수가 재산의 탐욕으로 아비를 살해하는 등, 지성인의 만행은 학업만 다듬었지 인성학이 결여된 결과임이 평가되었을 때 영국의 철학자 뉴턴이 자연과학의 방법에 기초한 일체의 학문의 기초학으로서 인간학을 수립코저 한 의도를 새삼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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