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금도 필요한 것

2007-12-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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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교회 목사)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로 하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적은 것으로 전 생애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은 과연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를 찾기 위하여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세 잎 클로버를 수없이 밟아가면서 살고 있다. 있는 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없는 것에 대한 불평이 많고, 더 나아가 반드시 그것이 내 손에 있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이것을 어떻게 나 혼자 보고 내 가까이에 둘 수 있을까를 곰곰히 생각하면서 산다. 사회와 공동체의 바탕자리는 뭐니 뭐니해도 결국 사람이다. 사람 사이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바로 진실과 성실이다.도산 안창호 선생은 구한말의 쓰라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민족의 우매하고 힘이 모자라 일본에게 나라를 잃어버린 고통을 당한 것은 성실성과 정직성의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말라, 꿈에라도 성실을 잃었거든 애통해 하여라’ 라고 가르
쳤다. 사람의 가치는 진실에 의해서 평가되지만 그 진실을 찾기 위해 맛본 고통은 더욱 소중한 것이다.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움’을 쓴 프랑스 사상가 장 보드리야르는 우리 삶이 진짜 아닌 가짜,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가짜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짚었다. 이미지에 갇혀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인터넷 세상이다. 이 때일수록 진실함이 있어야 한다. 영국 속담에 ‘하루가 행복하려면 이발을 하고, 1주일이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한달이 행복하려면 말을 사고, 1년이 행복하려면 집을 짓고, 평생을 행복하게 지내려면 진실하게 살아라’는 말이 있다.

요즘 어디서나 진실게임이라는 것이 성행하고 있다. 결과는 성실이 제대로 뒷받침되고 있는 곳이 항상 이기게 된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진실과 성실이 아니다. 진실이라는 단어는 성실이라는 단어와도 통한다. 진실하고 성실하면 당장은 바보 같고, 손해보는 듯해도 나중엔 더 큰 믿음과 보상으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그래서 ‘진실과 성실’은 미덕이기도 하지만 큰 재산이기도 하다. 믿음과 신용이라는 이름의 재산 말이다.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힘은 진실이다. 진실을 잃어버리면 약해지고 비굴해진다. 강한 의지와 확신도 진실에서 온다. 진실하면 두려움이 없고 거칠 것이 없다. 문제는 자기가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생겼을 때 남 탓, 환경 탓, 조상 탓, 정치인 탓으로 책임을 돌리는 것은 진실하지 못한 태도이다.

문제는 나의 진실과 성실이 부족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회개하고 다시 일어설 때 진짜 명품 인생을 살게 된다. 짝퉁이 아무리 판을 친다 하여도 진실은 드러나게 되고 진품은 시간이 갈수록 명품이 되어간다.
아직도 진실과 성실의 골짜기에서 헤매인 적이 있는가? 성경을 읽어보라. 성경을 읽다보면 진실하고 성실한 하나님, 진실하고 성실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하나님이 우리를 향하여 원하시는 것은 ‘완벽’이 아니라 ‘정직’이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는 말은 우리 모두가 인정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진리이다. 그래서 사람이 자기 자신과 하나님 앞에서 행할 수 있는 가장 진실한 자세는 ‘내가 죄인입니다’라고 정직하게 고백하는 것이다.성도는 삶의 전 영역에서 정직하게 살아가는 연습과 생활을 일상화해야 한다. 곧 성실이 기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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