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이웃집 아저씨 같은 대통령

2007-12-2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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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대통령과 일반 민초와는 무슨 상관이 있나. 특히 한국의 대통령과 미국에 사는 한인동포들과는또 어떤 상관이 있나. 대통령이 되었다고 국민들에게 뭐 하나 돌아가는 게 있나. 아니면 한국에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고 미주에 사는 혹은 해외에 사는 동포들에게 무엇인가 돌아오는 게 있나. 도대체 대통령과 민초, 그리고 해외에 사는 동포들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성립되나.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 같은 대통령 자리다. “대통령이 뭐, 우리 같은 이름도 없는 사람들에게 관심이나 있을까” 그렇게 생각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너무나도 멀리만 느껴지는 것은 민초들, 즉 국민들의 자책감일까. 아니면 대통령 자리라는 것이
너무나도 높고 만나기도 힘든 자리라서 그럴까.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민초들에게 혹은 해외 동포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그런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든 없든 한국에선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 아직은 대통령당선자이다. 대통령선거 3일전 불거진 BBK 관련 동영상으로 인해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내년 2월에 있을 취임식 전까지 특검을 잘 받고 국민들에게 더 신뢰를 쌓아야 하지 않을까.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새 대통령을 꼬투리 잡아 깎아 내리려고만 하지 말고 새로운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협력을 아끼지 않아야 하겠다. 말 같아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당선자에 대한 국회 특검 통과를 인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국민 화합과 대한민국 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누가 있겠는가. 들추고 보면 다 거기서 거기다. 털어 먼지 안 나는 옷 보았나. 제아무리 깨끗한, 금방 만들어진 옷이라도 털면 먼지가 나게 돼 있다. 세상의 이치요 그게 세상이며 사람이다. 눈 감고 아웅 하는 식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천수만 년을 거쳐 온 인간사의 일부다.
이명박 대통령당선자도 인간이다. 노무현대통령도 인간이다. 둘 다 인간이다. 인간보다 법이 먼저 생겼나. 그렇지 않다. 인간이 먼저 생기고 법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 법이란 인간에 의해,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결코 인간과 세상을 해하려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특검법도 마찬가지다. 나라를 위해 있는 것이다. 나라에 해가 될 경우 특검법은 없는 것만 못하다.

남한정부는 좌파 정권으로 지난 10년 동안 국민들을 움직여 왔다. 이번 제17대 대통령으로 이명박 당선자를 뽑은 국민들은 투표한 자의 절반에 가깝다. 민초의 절반이 이명박을 선택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게다. 좌파정권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에 맥없이 끌려만 다니는 무력함과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빈익빈 부익부의 괴리 등 등.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그런데 김대중 정권으로 시작돼 노무현 정권에 이르는 10년 동안 남한, 즉 대한민국은 어떻게 변했나. 100% 부정적으로 결과를 진단할 수는 없다. 잘 한 점도 있다. 그러나 결과는 국민들의 아우성만 높아지게 만들어 놓았다. 그 아우성이란 나라가 이상한 쪽으로, 즉 먹고 마시고 놀자 쪽으로만 가는 자포자기의 나라로 만들어 버린 것 같다.

경제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갖고 선출된 이명박 당선자는 그의 당선 소감에서 겸허함을 잃지 않았다. 백성을 섬기겠다고 했다. 그 겸허함이 그의 임기가 다하는 날까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말 그대로 좌파 정권을 몰락시킨 국민들의 염원을 그대로 마음에 담아 남한, 즉 대한민국을 세계의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살신성인의 대통령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북한도 동포다. 체제야 다르다 하더라도 그들을 함께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으로 좌파정권이 만들어 놓은 북한 정권과의 징검다리들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북한에 더 이상 끌려 다니지는 않겠지만 결코 반목
해 적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

지난 10년 동안 서먹했던 미국을 비롯한 우방과의 관계개선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몫이다. 일 잘할 좋은 사람들을 많이 기용하여 국제 경쟁력에서도 뒤처지지 않아야겠다. 또한 해외동포들의 권익신장을 위한 노력에도 힘써주고 특히 해외동포의 이중국적 허용과 한국 참정권, 즉 선거권을 인정해 해외의 한민족 동포들이 조국을 위해 일조할 수 있는 길도 활짝 열렸으면 한다. 피부가 서로 닿아지는 관계처럼 도움이 될, 이웃집 아저씨 같은 대통령이 되어 주면 좋겠다. 인간위에 법은 없다. 백성은 택했다, 경제 대통령을. 한반도! 선진국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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