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연말 한탕 노리는 도박이 판치다니…

2007-12-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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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도박문제가 또 다시 연말 한인사회의 큰 이슈로 떠올랐다. 연말을 맞아 최근 한인들 사이에 한방에 대박을 노리며 도박에 손을 대는 도박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가 극심하게 나쁜 상황에서 연말에는 특히 지출이 늘다 보니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한인들이 도박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 한다.

최근 한 한인 가정문제 상담기관에 도박과 관련, 한인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지난 11월부터 매일 평균 2,3건에 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많은 한인이 도박문제로 상담해온 적은 이 상담기관 개설 이래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다는 것이다. 연말에 쓸 돈을 만들기 위해 도박에 손을 댄다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극심한 불경기로 주머니가 비어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도박으로 빈 주머니를 채우려고 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도박은 사행성을 조장하고 마약과 같은 것이어서 절대 손을 대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한번쯤은 괜찮겠지’ 하고 손을 댔다 중독자가 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즘 가정집이나 업소에 드나들며 조금씩 도박에 손을 댔다가 중독자가 된 한인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는 도박의 폐해를 모르고 함부로 손을 댔다 얻어진 결과로 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이들이 이렇게 되도록 주변에서 현혹하거나 장소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더 더욱 나쁜 일이다.


얼마 전에는 퀸즈에서 도박을 하던 한인과 장소를 빌려주고 고리를 챙긴 집 주인이 신고에 의해 경찰에 검거된 사례도 있다. 한인사회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뉴저지 아틀랜틱시티 같은 도박장을 드나들다 패가망신한 한인들이 적지 않았다. 아직도 아틀랜틱 시티나 뉴욕 업스테이트의 모히건 선 같은 카지노에 드나들며 도박을 즐기다 돈 잃고 가정까지 파탄이 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청소년이나 일부 성인들이 인터넷에서 도박을 즐기다 돈을 탕진하는 한인들도 없지 않은 것으로 들린다.

도박은 결국 남의 돈을 쉽게 가지려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남의 돈을 땀 안 흘리고 내 것으로 만들려는 발상부터가 잘못이다. 돈이란 쉽게 벌면 결국에는 다 나가듯이 도박을 해서 딴 돈도 종국에는 다 잃게 되므로 내 돈이 아닌 것이다. 도박에 대한 이런 개념을 제대로 인식하고 도박을 멀리하지 않으면 누구든지 중독자가 되어 패가망신할 수 있다. 연말에 돈이 필요하다고 자칫 잘못 손을 대 인생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한인들은 각별히 도박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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