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선의 한 복판에 서서

2007-12-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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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재(내과의사)

칼 로브(Karl Rove;1950~ )는 말했다. “장차 30년 연속 공화당 집권이 가능하리라”고. 부시대통령이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후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다. 1997년, 50년만에 수평적 정권 교체 했노라고 떠들썩 했던 당시를 회상시키는 발언이었다. 50년 연속 집권 계획이 있다고 항간에 소문이 파다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집권에 성공하면 나중에 헛 말이 되더라도 사람들은 들뜨는가 보다.


칼 로브는 누구인가? 부시대통령의 두뇌(Bush’s Brain)로 불리는 그는 1950년생으로 올해 크리스마스가 되면 만 57세의 전무후무한 선거 전략가이다. 43전(戰) 37승(勝)의 기록 보유자다. 철두철미 우파(右派)적인 공화당원으로 일생을 살고 있다. 1960년 그가 9살 때 닉슨대통령을 지지하다 논쟁 끝에 여자친구와 헤어질 정도로 공화당 골수 지지자다.어릴 때부터 공화당 지지자로서 한 50년 연구하다 보니 지난 100년 동안 미국에서 벌어졌던 시시콜콜한 선거에서부터 대선까지 꿰뚫고 있는 선거전략의 귀재가 되었다.30년 연속 집권에 대한 공언은 현재 여론조사대로라면 8년만에 허언으로 끝날 디는 몰라도 2008년 11월 4일 17대 대통령 선거까지는 상황 변화의 변수가 남아도 한참 남았다.

선거란 뚜껑을 열어볼 때까지는 모른다는 말이 진리에 가깝듯 지금 벌려놓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2개의 전쟁과 경제사정의 호전이 피부로 느껴진다면 변덕 많은 유권자들은 또 공화당으로 손을 들어줄지 뉘 알랴!
50년만에 이룩한 수평적 정권교체라던 새천년민주당은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 만들고 부수기를 열 다섯번이나 저질렀던 과거의 행적이 부메랑처럼 돌아와서 그랬는지 5년만에 그 이름조차도 까마득해져 버렸다. 싸우면서 배운다더니, 지난 1년여 동안 여당은 그것도 선거전략이라고 지었다 부수기를 몇 번 했는지 세계 정당사에 신기록으로 남을지는 몰라도 기억할 수도 없다.

미국 공화당은 현재 대중의 인기가 없더라도 1854년 그러니까 153년 전에 창당 이후로 공화당(The Republicon Party)으로 이름 하나는 연연세세 유지하고 정강정책의 큰 줄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두 나라간에 왜 이리도 차이가 나는가는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오늘은 한국 대선이 있는 12월 19일까지 8일 남은 12월 11일이다. 최근의 여론조사 흐름대로 라면 한나라당 후보가 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많다.새로운 대통령의 당선은 정권교체에 뒤따르는 인사 교체 뿐 아니라 국가 주요정책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선거란 결국 승자 독식이기 때문이다. 상생과 통합의 소리를 우리는 얼마나 들어왔던가? 또 듣겠지만.
참정권도 없으면서 한국의 대선에 관심을 표명하는 것이 남세스럽고 당적은 공화당원이면서 선거운동 한 번 하지 않은 나로서 왜 이런 감상문을 쓰고 있는가, 그것은 두 가지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의사로서 환자의 쾌유를 도와주는 것이 직업이면서 커다란 사회 봉사일 수도 있는데 나로 하여금 이념적 의식을 깨워준 것은 저들의 언행에서다.지난 대한민국의 역사 부정은 나의 전 생애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자 틀린 행위이기 때문이다.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의 삶을 살아가며 내일을 도모하는 것이 사람의 삶이라는 인식을 깡그리 부셔버리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 맞는 말이라는 얘기다.

나아가서 집권 후 거들먹거리는 거야 눈감아 줄 수도 있다 하더라도 공사(公私)로써는 저 상스럽고 교양(敎養)이라고는 티끌 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우리 말의 파괴 행위는 참을 수가 없다. 정말 국격(國格)을 떨어뜨리는 그들은 누구인가!
한인사회는 어떤가? 알다시피 미국은 양당 제도이다. 공화당 유권자 5,500만명(약 32%), 민주당 7,20만명(약 45%)와 이것도 저것도 아닌 무당파가 4,200만명(약 23%)으로 나와있는 통계에서 보듯이 누가 무당파 유권자들을 더욱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느냐가 선거 판세를 결정하고 있다. 시계 추 움직임처럼 우(右)로 갔다 좌(左)로 갔다 해 왔다.

한인사회는 타 소수민족도 그렇지만 한쪽 쏠림 현상으로 60% 이상이 민주당원으로 되어 있다. 이념적으로는 보수 53%, 진보 16%라는 통계를 갖다 댄다면 “머리 따로, 몸 따로” 괴리현상을 보고 있다. 대학 때부터 우리 한인사회 젊은이들도 대학 공화당 클럽(College Republiccan Party)에 들어 양쪽을 비교 연구해 봄직 하지 않은가?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어쩔 수 없이 임기가 차면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가장 완벽한 인물을 뽑는다기 보다 흠집이 덜한(Less of Two Evils) 인물을 선택해야 되지만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수임받은 지도자는 항상 링컨대통령이 1863년 게티스버그에서 행한 연설을 좌우명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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