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D-데이

2007-12-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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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업(필라델피아)

드디어 한 축구팀의 선수 수 보다 더 많은 대통령 후보들이 등록과 함께 자기 기호를 받고 일제히 선거전에 돌입했다. 서울의 어느 인터넷 신문은 D-데이인 투표일까지의 날짜를 매일 표시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후보들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것을 보고 훌륭한 인물이 많아서 장래가 든든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뉴욕에서도 후보들의 여론조사 결과 한국 여론과 별 차이가 없음을 보고 어느 후보가 유력한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한국 정치에 스며들어 있는 불신과 부정과 부패의 경향을 없앨 수 있도록 힘을 합칠 대통령이 탄생되어야 될 것이다. 그렇게도 일하기를 애원하는 청년들에게 직장이 마련되고, 젊은이들이 삶의 의욕으로 충만한 사회로 나아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공교육 불신으로 수입의 반 이상을 사교육에 충당하던 국민들은 이젠 아예 조국을 등지고자 한 유학 박람회에 수만명이 모이는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기러기 아빠’…
가끔씩 부패한 한국 정치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할 때가 있다. 이 기회에 정치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민심을 보일 때가 아닌가 한다.많은 국민들은 지나간 정권들에 한이 맺혀있는 것을 본다. 이것은 IMF 10을 되새기는 여론에 잘 나타나고 있다. 이곳에 사는 한인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는가!김 무슨 국방위원장 앞에 선물 들고 가서 사진 찍고 훈장 차고 돌아오는 듯한 멍청한 인사는 없어야 한다. 남남 갈등을 고려하여 국민 정서와 현실에 부합되는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며 무슨 명목으로든 북쪽으로 국민의 세금이 나가는 일은 없어야 겠고 질질 끌려가는 정부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그들은 세계가 다 아는 인권의 사각지대이며 백성은 굶주리는데 화려한 궁궐 속에 호사를 누리며 핵무기를 만들어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소리를 남북회담장에서 내뱉는 무리들이다. 그들은 아마도 주면 줄수록 더 내놓으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되도록 일을 시작한 사람은 누구이며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1944년 6월 6일 교착상태에 빠진 2차대전의 유럽 전선에 결정적인 승리를 마련해준 노르만디 상륙작전, 아이젠하워 장군이 이끄는 연합군의 작전이 감행된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전국 라디오방송을 통해 연설을 한다. 그 연설 제목이 “D-데이 노르만디 상륙작전”이다. 연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느님을 향한 기도로 이어지고 있다.“전능하신 하느님, 우리나라의 자랑인 우리의 아들들이 우리 공화국 종교, 그리고 문화를 수호하고 인류를 고통으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성스러운 전투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올바르게, 그리고 참되게 이끌어 주십시요. 그들의 무기에 힘을 주시고, 가슴에는 용기를, 그리고 신념에는 강직성을 주옵소서”…”우리가 새 날을 맞이하고 또 이 날이 가버릴 때 기도가 항상 우리의 입을 떠나지 않도록 해서 우리의 노력에 대한 주의 도움을 주옵소서.…그리고 만인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평화를 주시어 그들의 정직한 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게 해 주옵소서”

이렇게 끝이 난 이 연설은 온 국민을 숙연하게 했을 것이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800미터가 넘는 건물 공사를 중동에서 따냈으며 우리가 만든 배를 타고 해군 사관생도들이 세계를 순항하는 길에 뉴욕에 기항하기도 했다. 전세계가 전자제품의 대명사처럼 여기던 SONY가 Made in Korea 제품에 밀리고 있는 것은 조국의 무한한 잠재력을 말해주는 상징이기도 하다.어쩌다 신호등에 차가 정지했을 때 앞 차가, 옆 차가 한국 차인 것을 보고 반가워하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루즈벨트대통령은 전선에 나간 장병들을 위하여 기도의 연설을 했다. 비록 투표에는 동참할 수 없으나 조국의 앞날을 위하여 새 역사를 여는 이 D-데이에 우리의 정체성을 가다듬고 시대를 뛰어넘는 영웅적인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원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지나친 기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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