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심각성 일깨운 ‘교장 테러사건’

2007-11-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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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이메일을 통해 교장을 협박한 혐의로 체포됐던 한인 고교생의 테러 사건을 계기로 뉴저지 한인사회에서도 한인 청소년들의 탈선이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인청소년들의 탈선 문제가 주로 퀸즈나 롱아일랜드 지역에서 흔히 대두됐으나 이제는 뉴저지 한인사회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 지역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뉴저지 데마레스트지역의 한인고교생 4명이 이메일을 통해 “학교급우와 교장을 쏴죽이겠다”는 내용의 테러성 협박을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이 지역 한인사회를 큰 충격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잇따른 미국 교내 총기사건에 이어 지난해 발생한 한인 대학생 조승희 군의 끔찍한 교내 총기 난사사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어난 것이어서 다시 한 번 우리 사회에 한인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있다.

이번 사건이 일어나자 뉴저지 한인회는 즉시 기자회견을 갖고 뉴저지지역의 한인청소년들의 약물 및 알콜 중독 문제가 심각한 수위에 있음을 발표하고 상당수의 한인부모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심각성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으로 체포된 학생들은 현재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인데 이들이 왜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는 아직 확실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런 사건을 일으킬 때에는 학교생활에서 무슨 문제가 생겼거나 불만이 있지 않으면, 엄청난 스트레스나 중압감에 시달려 그랬을지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사전에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정에서 부모나 주변 사람들이 일찍이 관심을 갖고 문제점을 파악하거나 문제성이 보일 경우 학교 측이나 상담기관 등에 의뢰해 문제를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사건이 날 때마다 절감하는 아쉬움이다.

만일 장난으로 한 것이라면 미국에서는 농담이라도 폭력성 협박이나 총기 운운은 절대 금물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었더라면 이런 일이 안 일어났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자녀를 둔 모든 부모에게 ‘설마 내 아이가’ 하며 걱정하던 문제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님을 다시 한 번 입증해 주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녀가 탈선하는 일이 없도록 부모들은 자녀의 학교생활이나 하루 일과를 항상 관심 있게 지켜보아야 한다. 상담기관이나 한인커뮤니티에서도 사건이 난 후 떠들기 보다는 미리 미리 청소년들이 탈선하지 않도록 예방 및 대책마련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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