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참된 종교인

2007-11-15 (목)
크게 작게
윤주환(뉴저지)

골프를 처음 배울 때 초보자는 기본 동작을 배우는데 온 정성을 쏟는다. 기본동작이 온몸에 배도록 전력을 다해 연습한다. 그러나 일단 Single-Digt 골퍼가 되면 기본동작에 거의 신경 쓰지 않고 골프를 치는데 골프의 기본동작이나 틀에 전연 어긋나지 않는다. 공자도 나이 60살이 되
니까 일상 언행이 조금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말하였다.
사관 생도들도 생도 시절에는 거수 경례나 기타 모든 동작이 마치 로봇처럼 절도있게 행동한다. 그런데 그들이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장군이 되면 군인같지 않고 도리어 동네 아저씨 같다. 그렇지만 장군은 겉으로는 동네 아저씨 같을 수 있지만 그들은 군인정신이 투철한 참된 군인이다.

종교인도 그렇게 성장해야 한다. 모태신앙이네, 한평생 장로였네 자랑하는 사람이 성경에 너무 집착하여 신앙생활을 하면 어쩐지 미숙한 종교인 같다. 김수환 추기경이 김창숙 선생 추도식에서 그 분 분묘에 큰 절 올린 걸 놓고 왈가왈부하는 종교인이나 ‘하느님’이 맞네 ‘하나님’이 맞네 낱말 다툼을 하는 사람들도 더 성장해야 할 신앙인이다. 원효대사(불교), 슈바이처 박사(기독교) 및 테레사 수녀(가톨릭)는 자기 종교를 초극하여 어느 종교인이 봐도 존경 않을 수 없는 참된 종교인이었다.

하바드대를 나와 한국에서 승려생활을 하는 현각 스님도 자기는 아직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길일 따라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불교를 믿으며 기독교정신을 실천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가 수도하고 실천하는 신앙생활은 세계 어느 종교 입장에서 봐도 비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성경 구절을 인용하여 그를 비판하는 기독교인이 있다면 그는 더 성장해야 할 종교인이다. 참된 종교인은 원효대사, 슈바이처 박사 및 테레사 수녀처럼 자기 종교를 스스로 초극한 신앙인들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