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딴따라

2007-11-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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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취재1부 부장대우)

‘딴따라’라는 낱말을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연예인을 얕잡아 일컫는 말’이라고 표기돼 있다.요즘 시대에야 대다수의 사람들이 연예인이 못돼 안달이 날 지경이지만 불과 20~3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의 연예인들은 사회로부터 그리 존중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

유교적 영향과 선비사상에 깊게 물들어 있던 한국인들이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재주꾼들을 비하하는 표현이었던 ‘딴따라’는 지난 1960년대 말부터 연예인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 돼버렸다. 물론 연예인들과 연예인들을 가족으로 두고 있는 이들에게는 결코 듣기 좋은 말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 한국의 연예계를 보면 ‘너희들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역시 ‘딴따라’ 밖에는 안 되겠다‘라는 말이 지극히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올해 초에는 한 연예인 부부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직후 파혼하고 가정폭력과 예물을 둘러싼 법정공방을 벌이더니 최근에는 또 다른 연예인 부부의 이혼이 각 인터넷 연예 관련 웹사이트의 헤드라인을 연일 장식하고 있다.인터넷과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그동안 ‘잉꼬부부’로 알려져 온 이 부부가 이혼을 하게 된 이유는 여성의 불륜 때문이라고 한다.기가 막힌 것은 이 여성이 기자들을 불러 자신의 불륜 사실을 인정하고 그것도 모자라 “남편과 11년간의 결혼생활동안 성관계를 가진 것이 고작 10여 차례였다”며 자신(?)있게 떠들었다는 점이다.

비록 성경의 요한복음 8장에 예수가 간음한 여자를 용서했다고 나와 있지만 불륜이 인류 질서를 파괴하는 죄인 만큼은 틀림이 없다. 그러한 수치스러움을 망각한 채 자신의 불륜을 온 세상에 떠들어대고 남편과의 지극히 사적인 일을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폭로하는 이 여성을 보며 왜 사회에서 ‘딴따라’라는 말이 나왔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어떤 독자들은 ‘왜 여자만 비판하느냐’라고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를 떠나 이 여성의 행동만을 생각했을 때 ‘참 잘 했어요’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 한국의 연예인들은 수입이 웬만한 기업인 저리가라 할 정도로 높다. 또한 연예인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 역시 많이 나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예전보다 연예인 지망생들이 훨씬 더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자식들을 연예인으로 만들려는 부모들까지 늘고 있
다. 하지만 그럴수록 공인인 연예인들의 행동은 더욱 성숙해져야 된다.
‘딴따라’라는 꼬리표를 잘라낼 수 있는 방법은 사회의 인식변화가 아니라 연예인들 스스로의 행동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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