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당신은 어떤 씨앗으로 자녀를 키우시나요

2007-11-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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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애(뉴욕가정상담소 패밀리 프로젝트 디렉터)

날씨가 차가와지고 있다. 자연은 어김없이 농부들의 봄, 여름에 땀 흘린 댓가로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시기를 준다.때로는 예상치 않던 날씨 관계로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는 대신 좌절을 경험하는 농부들도 있지만, 더 좋은 다음 해의 수확을 기대하며 봄이 돌아오면 언제 실망했느냐는 듯이 준비작업에 다시 도전한다.

이렇듯이 인간에게도 계절이 있다. 삼사십대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갖고 가정을 갖게 된다. 이혼이나 자식의 반항 등으로 때때로 인생의 겨울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주위에 종종 있다. 정신분석학자였던 에릭 에릭슨의 이론에 의하면 출생부터 사망 때까지 인성 발달 단계가 있는데 인성 개발은 단순히 사춘기 때 마치는 것이 아니라 노후에도 계속되며 자신들의 삶의 전 단계들이 만족하게 발달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건강한 자아 형성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계속하여 정상적이지 않은 생활을 반복한다고 한다.


한인사회에서는 요즈음 청소년 범죄, 약물중독, 성 문란, 부모·자녀의 불화 케이스들이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거론된다. 많은 한인 부모들은 자식들을 남보다 뛰어난 성공적인 자녀들로 키우고 싶은 강한 욕망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과외 또는 예·체능활동, 더 나아가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어 활동할 수 있도록 권유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가정에서 정상적인 인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결여되어 있는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가정, 직장, 사회에서 남들과 잘 화합하며 살 수 있다는 믿음은 허상일 뿐이다.

우선 부모들 자체가 항상 모든 생활에서 모범이 되고 긍정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안다면 아이들은 잘못 길을 들었더라도 다시 올바른 길을 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쉽게 하는 말로 ‘부전자전’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것처럼 예외는 있겠지만 많은 경우들이 아이들은 자신들의 부모와 비슷한 행동들을 한다.

사회학자들도 보편적으로 개인의 성격, 가치관, 인격 등은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나는 이렇게 하지만 너는 이렇게 하라”는 말은 완전한 모순이다.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원하는 이상적인 인간 상(像)이 있다. 그런 ‘상’을 실현화 하려면 우선 아이의 인격을 존중해 주고 사랑하며 삶을 사는 지혜, 건강한 인간관계, 윤리적인 좋은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인성은 돈으로 만들 수 없는 것이기에 여러 해 동안 희생과 모범이라는 좋은 씨앗으로 아이들의 인성의 밭에 심어야 한다. 물론 바람이 불 때나 비가 내릴 때 또는 눈이 올 때도 있지만 햇볕이 비칠 때가 있다. 하지만 좋건 나쁘건 이런 것들은 인생을 사는데 다 중요한 이정표들이다.

완전한 인간이 없는 것처럼 완전한 부모, 완전한 자식이 없다. 하지만 농부가 좋은 수확을 얻기 위해 땀흘려 일하듯이 부모들은 최선을 다해서 자녀들이 다른 사람과 화합하여 일하고 생활을 할 수 있게 양육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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