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견고한 일상을 위한 단상

2007-11-01 (목)
크게 작게
박준업(필라델피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어제 비바람으로 낙엽들이 뒹굴며 어디론가 날아가는 아름다운 이별을 보며 자신을 되돌아 보는 호젓한 시간을 가져본다.
이 가을에도 전세계를 통틀어 인류에게 공헌한 업적을 가려서 주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되었다. 노벨상의 별이라고 하는 문학상은 한국에는 아직 요원한 것인가-. 내가 처음으로 이 노벨상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이 아마도 58년 가을이었던 것 같다.

냉전시대가 절정이던 때 소련 작가의 소설 ‘닥터 지바고’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면서 이 상에 대하여 해마다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02년 10월 9일 노벨 화학상 수상자 발표는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사도 교수도 아닌 학사 출신, 게다가 화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일개 샐러리맨인 일본의 다나카 고이치가 수상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교토에 기계장비를 제조하는 미시스 제작소의 엔지니어이며 주임의 직책을 갖고 있었다. 그는 ‘단백질의 질량 분석’으로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존 뷔펜 교수와 함께 선정되었다.그런데 그 질량 분석의 방법은 다르다. 일본인으로서는 12번째, 역사상 두번째로 최연소자이며
최초의 학사 출신이 된다.
단백질은 오늘날 생명과학 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연구 대상의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단
백질을 조사하는 방법을 개발한 업적에 대하여 수여된 것이다.
휴먼 게놈 해독으로 생명의 설계도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 설계도를 따라 만들어지고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단백질은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떤 성질을 가지고 어떤 활동을 유지하는지를 조사하는 단계이다.

이번 수상은 이 조사연구의 열쇠가 되는 기술이라고 한다.
그는 하루 아침에 유명인이 되었고 이후 반년 동안 그의 생애 중 가장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그는 현장에서 최선을 다 해 일하는 사람들의 자긍심을 일깨우고 활력과 자극, 꿈과 희망,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 사회의 가장 소중한 일꾼들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독창적인 능력은 대단히 특별한 능력이 아닙니다.

누구든지 독창성을 가지고있습니다”라는 다나카의 메시지는 오늘도 이 세상의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 되고 있다.
또한 그는 말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는 늘 실패가 붙어다니게 마련입니다. 한번 실패했다고 해서 그걸로 모든 게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실패가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패했다고 모든 걸 내팽개칠 필요는 없습니다”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란 겪을 당시에는 극적인 것처럼 보여도 결국 우리들의 일상을 구성하는 견고한 성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흥미로운 자료를 찾았는데 노벨상 100주년 국제포럼에서 스톡홀름에 있는 노벨 박물관장인 스반데 린드퀴비스트씨가 언급한 내용이다.

100년 동안 노벨 수상자들이 창조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라는 물음에 그는 용기, 도전, 불굴의 의지, 조합, 새로운 시점, 장난기, 우연, 노력, 순간적인 번뜩임 등 9가지를 들고 있다.그리고 창조성을 키우는 환경의 특징에 대한 의견인데 여기에는 집중(인구밀도) 다양한 재능,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격식을 따지지 않는 화합의 장소, 쉬운 왕래, 자원, 경쟁(업적에 대한 압박), 카오스(조직의 불안정한 상태) 등 10의 항목을 들고 있다.이것은 노벨 수상자에 대하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의 말이다.

한편 생각하면 우리의 일상에서 어떤 환경에 처하든지 우리의 의무는 감사하는 것이고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금언 하나가 떠오른다.‘마음 속에 식지 않는 열정과 성의를 가져라. 당신은 일생의 빛을 얻을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