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떻게 지켜온 NLL 서해바다인데…

2007-08-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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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승 걸 (미동부 해군동지연합회 부회장)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지난 10일 NLL(서해 북방한계선 North Limit Line)이 영토가 아닌 안보의 개념이라고 말해 큰 논란과 혼란을 빚었다. 또한 16일에는 “서해 교전은 안보를 어떻게 지켜내느냐는 방법론에서 우리가 한번 반성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남북 평화통일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한나라당 심재엽 의원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영토 개념이 아니라면 장병들이 목숨을 바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 묻자 “NLL은 여러 기능, 역할이 있고 그 목적은 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NLL의 성격이나 역사적 배경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해 얻으려는 목적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한 뒤 이같은 망언을 하였다.


이런 망언은 북한이 거듭 주장하는 NLL 재설정에 관한 문제를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NLL을 협상 의제로 삼겠다는 사전 포석으로 간주된다. NLL은 바다의 휴전선이다. 그러기에 우리 해군이 연평해전, 서해교전 등에서 피 흘려가면서도 지켜온 것이다.월드컵 경기로 온 나라가 흥분해 있던 지난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25분부터 10시43분까지 교전중, 북한 경비정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다가 적의 공격에 숨을 거둔 정장 고 윤영하 소령,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함포 방아쇠를 당겼던 고 조천형, 황도현 중사, M60 사수로 자신의 몸을 은폐하기도 힘든 갑판에서 응전사격 중 산화한 고 서후원 중사, 조타장으로 교전 당시 타기를 잡고 있었던 고 한상국 중사, 부상당한 전우를 위해 동분서주하던 중 피격을 당하여 3개월여의 투병생활 끝에 꽃다운 청춘을 접은 고 박동혁 병장 등 6명의 전사자.

교전 후 다리를 절단해야 할 만큼 심각한 부상을 당했으면서도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정장을 대신해 교전이 끝날 때까지 부하들을 독려하며 지휘했던 이희완 중위, 왼쪽 손가락이 모두 잘려나간 상태에서도 한손으로 탄창을 갈아끼우며 대응 사격을 멈추지 않았던 권기형 상병 등 18명의 중·부상자들이 피흘려 죽어가며 우리 바다를 한 뼘도 내주지 않겠다는 강인한 정신력과 불굴의 애국충정으로 지킨 NLL 사수를 “반성해야 한다”하니 그는 진정으로 대한민국 통일부 장관인가? 북한 노동당 대변인인가?

이 장관의 발언은 바다를 지키는 해군장병들의 사기를 꺾는 일이며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전사자들의 명예에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드리우는 행위이다. 유가족들을 또 한번 울리는 처사에 과거 우리의 동해, 서해, 남해를 지켜온 우리 해군 예비역들의 울분과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행위인 것이다.

서해교전 전사자 장례식 때도 북한의 심기를 건드릴까 노심초사하던 김대중 대통령은 월드컵 축구 결승전 관람한다고 전사자들의 장례식을 뒤로 하고 일본으로 축구 구경가던 정권이더니만 최근에는 부인 이휘호씨가 금강산 구경에 수많은 수행원을 대동하고 가 북측으로부터 극진한 예우를 받았다 한다. 아직도 달라진 게 아무 것도 없다.미국, 50여년이 지난 한국전 때 전사한 전사자들의 유해조각이라도 가져오기 위해 북한에 돈까지 지불하고 애쓰면서 최대한의 극진한 예우를 받건만 우리 해군은 꽃다운 나이에 피흘려 죽어가며 지킨 NLL 바다에서의 서해 교전을 반성해야 한다니… 어떻게 지켜온 NLL 서해바다인데.

우리 모두 무엇이 진정 국가 안보를 위한 일인지 뒷짐만 지고 있지 말자. 나 자신부터 조국을 위해 마음 쓰며 내 가족, 내 자녀부터 무엇이 공산주의이고 북한이 어떠한 집단인지, 자유가 왜 소중한지 하나 하나 가르쳐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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