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방정부 참여로 한인정치력 뿌리 내리자

2007-08-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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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한인공공정책위원회 회장)

한인이 주로 한인끼리 모여서 무슨 단체를 만들고 애를 써봐도 직접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면 우리끼리의 만남은 미국생활에서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데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지방자치가 고도로 발달된 미국에서는 민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책이 주로 지방정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연방과 주정부는 한인 유권자의 숫자와 경제력 규모, 그리고 정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아직
우리가 접근하기에 그다지 쉬운 상대가 아니다. 반면에 지방정치는 우리가 열심히 접근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 첫 단계로, 꾸준
히 정치권과 협력하여 많은 한인 자문위원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미국 정치에서 자문위원은 정치적인 임명직이지만 단순한 명예직이 아니고 각 부서의 예산을 심의하여 통과시켜 주고 필요한 정책을 입안하여 실행하도록 권고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각 부서에서 자문위원의 영향력은 대단하며, 또한 어느 부서에 한인자문위원이 한명 임명되면 많은 한인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롱아일랜드의 낫소카운티는 약 4만5,000의 많은 한인이 거주하고 있으나 오랫동안 거의 자문위원이 없는 상태였다. 지난 해부터 꾸준히 정치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06년 5월 2명의 소비자보호국
자원봉사자가 임명된 이래, 같은 해 8월에 공원 뮤지엄국에 정책자문위원 1명, 2007년 3월에 사법자문위원 1명, 6월에 보건국 정식직원 1명, 7월에 교통안전국 자문위원 1명, 인권국 커미셔너 1명, 그리고 노스 헴스테드타운의 환경보존국 자문위원 1명 등 많은 역량있는 한인을 중요한
임명직에 진출시켰다.

본인도 공원 뮤지엄국 정책자문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해 본 결과 주정부에서 카운티에 허락해 준 호텔과 모텔의 점유세로 거두어들인 많은 세금이 있는데 자문회의가 이 세금의 사용에 대해서 허락을 해주지 않으면 공원 뮤지엄국이 이 예산을 쓸 수가 없게 되어 있었다. 문제는 한번 이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면 주의회가 그 다음해에 세금을 걷는 것을 허락해주지
않아 막대한 세수를 잃게 되며 또한 이 세금의 사용은 작년도 지방의회가 허락해 준 1억달러 Open Space Bond(환경보존기금)의 사용과 직결되어 있어서 이 기금마저 사용할 수 없게 되어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결국 자문위원회는 공원 뮤지엄국 내에서의 의회의 역할을 하며 따라서 정책자문위원의 영향력은 대단한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사법자문위원은 자신이 필요할 때 경찰청장을 만날 수 있어서 지난번 조승희에 의한 총기사건으로 한인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경찰 총수로부터 직접 한인 사업체와 한인학생이 피해 받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우리가 한인끼리 모여서 무슨 노력을 들여도 우리 스스로 미국 정치권 내에 들어있지 않으면 아무런 힘이 없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사업에 성공하여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해도 정치력이 없는 사람은 미국 주류사회에서 절대로 그가 가진 만큼 대접을 받지 못한다.

정치력이 없으면 스스로 아무리 성공한 것 같아도 결국 반쪽짜리 성공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KAPAC은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 노력할 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미국 정치에 참여하여 정치력을 얻고 또 한인사회의 장래를 위해 기여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이제까지 형성한 정치적인 커넥션과 노하우를 정성껏 제공하고자 한다.한인의 정치력 향상과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많은 한인들이 지방정치에 참여할 것을 권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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