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궁화곷 속의 꿀벌들

2007-08-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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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협(브롱스)

영원 속에서 빛나는 꽃이라 불리우는 ‘나라 꽃 무궁화’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아침 햇살 이전에 환하게 꽃잎을 열고 일몰과 더불어 꽃잎을 말아서 밤새 휴식을 취하고 내일을 준비한다.비가 오면 꽃잎을 닫지 않고 그칠 때까지 열고 있다. 무궁화는 우아하고 깔끔하고 화려하다. 언제 봐도 순하고 부드러워서 요즘 누구들처럼 이 갈리고 박 터지게 질긴 싸움질도 할 줄 모른
다. 또 조용한 날이 없이 이곳 저곳에서 무모한 시위도 시도할 줄 모른다.


여름 100여일 동안 큰 꽃술을 열어놓고 꿀벌들을 기다린다. 꿀벌이 필요로 하는 nector(힘의 원천)과 pollen(아미노산의 원천)을 다른 작은 꽃들에 비해 수 십배를 갖고서 꿀벌들을 반긴다.꿀벌들은 우리가 먹는 곡물 수확에 1/3을 돕는다 한다. 바람이나 다른 곤충에 의존하나 거의 모
두가 이 꿀벌들의 활동이라 한다. 벌을 잡으려 든다면 눈이 5개인 벌에게 쉽게 들킬 것이다. 벌들은 철저하게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삶을 살고 죽는다.

애벌레에서 여왕벌로 선정이 되면 제일 먼저 경쟁자들을(자매와 모친을 포함) 모두 죽인다. 그리고 홀로 여왕 천하를 이룬다. 여왕벌은 생산에 온 힘을 쓰며 수명은 2년이다. 숫벌은 게으르고 전혀 일을 안 하고 오직 여왕과의 mate 단 한번으로 죽는다. 살아남아도 가을이 되면 벌집을 떠나 결국은 굶어 죽는다.

일벌(꿀벌)들은 40일간 여름과 140일 겨울을 살고 한 번 먹이사냥 비행에 100송이 꽃을 찾아서 몸무게 절반에 해당하는 nector와 pollen을 날아다니다가 꿀, bee bread, royal jelly를 만들어서 조직의 먹이 제공을 완수한다.한마리 일벌은 1/12 티스푼에 해당하는 꿀을 만들고 생을 마감한다.

꿀 1파운드는 일벌들이 5만5,000마일을 날아서 200만 송이 꽃을 방문해야 만들 수 있다 한다.일벌들이 얼마나 바빠야 하는지, 또 꽃술이 큰 무궁화꽃이 여름 내내 피어서 꿀벌들에게 얼마나 많이 도움을 주는지 알 수 있다.가족을 위해 꿀벌과 같이 바쁘게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비록 그들이 workholic(일벌레, 일중독증)이라고 해도 의미있고 생동적인 삶이라고 칭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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