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정치참여와 권익신장 2세들의 몫인가

2007-08-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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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한인공공정책위원회 회장)

흔히들 한인의 정치 참여와 권익신장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이 문제를 2세들의 몫으로 돌리고 관심을 두려하지 않는 경향을 본다.
정치권에 우리의 아이들이 영어만 할 줄 안다고 진입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안이한 느낌이 든다.

생각해 보라. 우리의 아이들은 우리의 모습을 닮은 아시안이다. 아시안 2세들이 영어만 한다고 정치권에서 백인 아이들을 제치고 받아줄 것인가? 게다가 우리처럼 엄청난 경쟁사회를 경험하지 못한 우리의 아이들은 이민 1세가 가지고 있는 열정과 투지가 매우 부족하다. 이들은 부딪치기 보다는 그냥 피해버리기 쉽다. 이런 아이들이 공부 좀 잘 한다고 정치권에 진
입한다는 것은 소설 같은 이야기이다.


지난 달, 주로 한인 2세들이 주축이 된 정치모임에 참석해 보았다. 나의 염려는 바로 현실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매우 중요한 정치인을 불러놓고 참석한 아이들이 철없는 질문만 해대는 모습을 보고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 이 정치인이 한인들의 정치력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하고 갔을지는 안 보아도 뻔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인 ‘컨넥션’이 없는 우리 아이들이 경험도 없이 정치권의 핵심부에 진입하기란 전혀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결국 경제가 그랬듯 정치도 우리 1세의 몫인 것이다. 우리가 안이하게 생각하고 2세들에게 이 일을 미루면 한인의 정치력 신장은 요원한 일이 되며 우리는 미국 정치에서 영원한 이방인이 되고 마는 것이다.미국 정치는 열심히 정치권에 참여하여 모습을 드러내고 이들을 도와주고 친분을 맺어서 우리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다소 언어가 부족해도 우리가 배짱과 끈기로 돈을 벌었듯이 같은 노력으로 정치에 참여하다 보면 우리의 위치가 확보되고 또 기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정치에 참여해 두면 결국 2세가 정치에 입문하고자 할 때 부모가 그동안 다져놓은 기반을 둔덕으로 디디고 손쉽게 권력의 핵심부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다행히 우리에게는 표의 수는 적지만 점점 커지고 있는 경제력이 있다. 정치에서 경제력은 많은 표를 만들어낼 수 있고 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언제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유권자 수를 세어서 정치에 들어왔는가? 바로 그들의 경제력과 꾸준한 정치 참여 노력이 오늘날의 정치력을 만들어낸 것이다.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충분히 미래가 있다고 본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참여하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삶이 바쁘고 힘들더라도 우리 1세가 보다 적극적인 마음으로 이제까지의 안일함에서 벗어나서 어려울 때 우리를 지켜줄 조직을 만들고, 또 모임에 열심히 참여하면서 이 조직을 키워가면 결국 주류 정치인들이 이를 인정하게 되고 또 이 조직의 정치적인 역량이 자라서 한인의 정치력 신장을 많이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확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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