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분노가 터진다

2007-08-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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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석(맨하탄)

참으로 분통이 터진다. 기가 막힐 지경이다.
사람을 잡아다가 차례로 살해하는 동물만도 못한 인간들 하고 이 지구상에서 함께 산다는 것이 슬프다.자기네끼리의 세력 다툼에서 밀려 쫓겨다니는 무리들이 아무 죄도 없는, 그것도 자기 국민들을 돕겠다고 찾아간 남의 나라 젊은이들을 잡아놓고 조건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사람을 죽여?
무슬림의 종교적 의무 가운데 ‘살라’ 즉 예배가 있다. 하루 다섯 번이나 한다. 이 ‘살라’는 다른 종교들의 예배가 구원이나 기복적 성격이 강한데 비해 이슬람에서는 자기 정화의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슬람 경전 ‘구란’은 예배는 ‘무례함과 사악함을 방지하고 제거하기 위하여 예배를 통해서 견인성을 함양해야 한다”고 예배의 목적을 지적하고 있다.그래서 그들은 일상 예배 때도 얼굴과 양 손 심지어 머리카락과 발목까지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그리고 성교를 했거나 돼지 등 불결한 동물을 만졌거나 장기 여행 등으로 전신이 불결하다고 느꼈을 때는 반드시 물로 전신 세정을 한다. 그렇게 하면서도 사람을 해칠 수 있는가?


지금 인질로 잡혀있는 사람들은 분명 기독교도 들이다.그들의 방문 목적이 봉사활동을 통한 선교가 목적일 수 있다.무슬림 종교 의무 ‘실천 5주’ 가운데 첫째가 ‘샤하다’ 즉 신앙 증언이다. “알라 외에는 신이 없고 모하메드는 알라의 사자임을 증언한다”라고 소리내어 말한다.
그렇다고 우리 젊은이들이 “예수를 믿으라”고 소리치고 다닌 것도 아니다. 개종을 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무기를 들이댄 것도 아니다. 생업을 접고라도 가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아픈 사람을 치료해 주는 사랑을 실천한 젊은이들이 아닌가?

개종을 하기 싫으면 안 하면 그만이지 사람까지 죽이는 것은 야만도 못된다.기독교인들이었기 때문에 살해한 것은 물론 아닌 것 같다. 잡혀있는 동료를 구하기 위함이라지만 그들의 동료를 잡고있는 사람들은 희생된 사람이나 납치된 상태의 사람들과는 무관한 사람들이 아닌가?더욱 가슴 아픈 것은 사건이 터진 후 ‘가지 말라는 데를 갔으니’ 하는 시큰둥한 소리와 ‘보다 준비된 선교를 해야 한다’느니 하는 교계의 자성의 목소리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지 말라는 데를 갔다면 다녀온 후 혼이나 내주면 될 것이지 그 일이 그렇게 죽기까지 해야 하는 못할 짓을 했단 말인가?한국정부는 그저 조심한다고, 미국정부는 ‘테러 집단과는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는다’고 ‘쉬쉬’하고들만 있다.지구 한 편에서 사람이 죽고 또 죽게 된다는 것이 어제 일이 아니고 오늘 지금의 일이다.저 사람들을 더 이상 ‘죽여서는 안된다’고 우리는 소리를 쳐야 한다. ‘분노’가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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