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온전한 하나가 되기까지

2007-07-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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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옥(목사/정신과의사)

부모로서 자녀가 내면에 어떤 문제나 갈등으로 인하여 번민하고 방황할 때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그들과 같이 나눌 수 있다면 그것은 부모로서 다행이고 축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고통의 내용을 모르는 부모가 많고, 그것이 무엇인가고 물을 수 있는 부모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그들은 내면의 갈등에 대하여 방어하거나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적 고통이 심해지면 현실세계에서 도피하는 방법을 찾는다. 재미 없고 싫은 고통스러운 세계에서 벗어나 그들만의 도피처를 만들고 그 곳, 그만의 세계, 유토피아로 도피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행복하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그들을 압박하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자기를 받아주고 아는 상상의 누군가와 대화도 하며, 관계를 맺고 자기가 좋아하는 그가 만든 세계에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믿고 상상의 세계에서 생각하고 산다는 것은 망상이고 망상의 세계이고 정상적이 아니다. 망상은 정신질환의 한 증상이지만 코카인이나 다른 약물에 중독되어도 발생한다.가장 흔한 망상이 자신이 귀인이나 중요한 누군가가 되는 것 같은 과대망상도 있고, 누군가에
의하여 피해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피해망상도 있고, 누군가가 자기를 옅보고 자기에 대하여 쑥덕거린다고 생각하거나, 주위의 상황을 자신과 관련지어 생각하는 관계망상도 있다.

자기만의 세계로 도피하는 자녀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은 괴롭다. 무엇인가가 즐거워서 혼자서 중얼거리고, 남이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리는 자녀들로 부모들은 가슴이 서늘하다. 얼마나 싫었으면 자기만의 세계로 도망을 갈까 하고 생각하여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신에 절망감을 느낀다.
이러한 절망감은 자칫 부부간의 문제로 발전되거나 스스로 자괴감, 또는 죄의식에 빠져들 수 있다. 자녀들의 문제 발달에 지나치게 자책하는 것, 스스로의 죄의식에 빠져 부부간에 대화가 중단되거나 서로를 비난하고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분노가 심하면 극심한 통증이
신체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봄에 심은 토마토가 익어 토마토 샐러드가 되기까지 두 달 정도가 걸린다. 토마토는 혼자 자라는 것이 아니다. 익어 상에 오르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햇볕을 받고 주인이 물을 주고 비료를 주고, 꽃이 피고 가지가 생기면 벌레를 잡고, 가지를 치며 토마토가 잘 열리도록 울타리를 쳐주어 크고 좋은 토마토가 열리기를 기다린다. 토마토는 이미 알지만 심어 토마토 열매가 열리기까지 그것이 토마토임을 모른다. 그러나 심은 것이 익어 열매를 맺고 맛을 보았을 때에 우리는 그것이 토마토임을 안다.같은 이치로 온전한 어떤 하나가 ‘되어지기까지’ 관심이라는 사랑이 필요하다. 토마토라는 열매로 결실될 때까지 사랑이 이루어질 때까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와중에 후회를 할지 모르나 결실을 보고 맛과 모양을 보고 아는 것이다.

요한복음 17:23에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되려함(becoming..)이라는 문장은 하나님의 사랑이 기인할 때만 가능하다. 우리는 예수라는 결실을 보고 그것이 사랑에 기인한 것이었음을 아는 것이다.우리 부모의 사랑은 어디에서부터 시작했을까? 우리들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사랑의 열매를 보았고 맛을 맛보았고 결과가 무엇인지 알았다. 그것이 우리들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이었음을.
이 여름에 혹시 방황하는 청소년이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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