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가치와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

2007-07-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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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다이아몬드는 작다. 하지만 그 가치는 커다란 자동차나 집채보다도 더 높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집 한 채 값이 100만 달러 한다 하자. 다이아몬드는 집의 수천 수백 만분의 일(1)정도 되지만 경우에 따라 그 가치는 한 개에 1,000만 달러 이상 나가는 것도 있다. 그러니 작다고 없인 여길 순 없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작을수록 더 값어치 있는 것들이 있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큰 것만, 큰 일만 찾아 해매며 그 곳에 행복이 있을 줄 알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작은 것, 작은 일에도 행복이 다이아몬드처럼 숨겨져 있다. 통계적으로 나와 있는 행복감을 얻는 방법 중 최고의 방법 가운데 하나는 자원봉사라 한다. 자원봉사를 통해 봉사하는 량은 적다해도 봉사를 통해 얻는 행복감은 그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이 크다고 한다.


사실, 가치로 따지면 생명만큼 더 귀한 가치도 없다. 인간, 즉 사람의 생명은 1,000만 달러 다이아몬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해도 그 다이아몬드의 전체 가치보다도 더 높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귀한 가치의 생명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귀한 생명의 가치를 헐하게 생각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요즘은 사람의 생명보다도 더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이 있다면 화폐 가치인 것 같다. 허기야 화폐 가치야 말로 사람의 생명을 죽였다 살렸다 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으니 그럴 만하다. 화폐가치인 돈은 주어진 최고 가치의 사람 생명을 유지하게 할 수 있는 도구와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돈 떨어지면 죽은 목숨같이 되듯이 돈 없는 사람의 가치도 헐값으로 떨어지니 그렇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 했나. 화폐 가치는 죄도 있게 하고 없게도 한다. 죄를 지었어도 돈을 많이 주고 유능한 변호사를 사서 변론을 잘하면 죄에서도 풀려날 수 있다. 반대로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죄인으로 몰렸을 때 유능한 변호사를 살 돈, 즉 화폐를 갖지 못했다면 평생 복역이나 아니면 사형수가 되어 귀중한 생명을 잃어버릴 수도 있게 하는 것이 화폐의 가치다.

어릴 때부터 가치관을 잘 심어주면 커서도 흔들리지 않고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혼돈된 가치관을 심어주게 되면 커서도, 아니 죽을 때까지도 가치혼란을 일으키며 생 자체를 그릇되게 망쳐 실패한 인생으로 살아 갈 수도 있다. 이처럼 어릴 때, 가치에 대한 척도를 옳고 바르게 심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곳은 가정과 학교와 종교단체 등 주로 이익을 어느 정도 배제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요즘 학교도 이익을 우선시하여 학비를 올리는 등 부선을 떨지만 그래도 그나마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곳 중의 하나는 학교라 할 수 있다. 가정에선 부모가, 학교에선 선생이, 종교단체 등에서는 성직자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역할매체가 된다.

가령 어머니가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돈이 세상에선 최고다”라고 계속해 쇠뇌교육을 시켰다면 이 아이는 커서 돈이라면 살인도 저지를 수 있는 아주 혼돈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돈은 사람을 사람답게 살아가게 하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세상엔 돈 보다도 더 가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고 가르쳤다면 이 아이는 괘도를 달리해 살아갈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도 사람은 어릴 때부터 올바른 가치관을 갖기 위해 좋은 부모, 좋은 선생, 좋은 성직자 밑에서 자라야 할 필요성이 있다. 반드시 종교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종교는 사이비가 아닌 이상 수천 년의 전통을 가지고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여 오고 있으니 그런 종교 안의 성직자들에게 가치의 옳고 그름을 배우는 것도 삶에 득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은 다 행복의 가치를 추구한다. 행복의 가치란 어쩌면 자기만족도와 정비례 될 수 있다.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 해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이라도 행복할 수 있다. 어느 가치기준의 척도에 자신의 행복을 가늠하느냐에 따라 사람은 행복해 지거나 불행해 질 수 있다. 그러므로 행복과 불행의 가치 척도는 객관보다 주관에 가깝다.

이웃을 위해 하는 작은 자원봉사 하나에도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작지만 희귀하기에 가치가 높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길은 자신을 다이아몬드처럼 가꾸어 나가는 길이다. 자신에게 들어 있는 가치를 찾아 귀중히 여기는 길이다. 그 가치 중 최고의 가치는 자신의 목숨이자 생명이다. 나의 생명이 귀하듯이 다른 사람의 생명도 귀하다. 서로 존경하며 존중하여 살아야 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길이다. 단 하나의 사람 생명 속에 우주의 가치가 들어있음이 신비롭다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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