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라들의 노래말

2007-07-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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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렬(교육가)

근래 선진국 위정자들이 여럿 바뀌었다. 그들은 정권이 바뀌자 마자 새 정부의 정책을 발표한다. 이것은 승리와 자부심의 노래이다. 이 노래를 듣는 국민들은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되며 그들의 지도자에게 환영하는 박수를 보낸다. 뉴스 미디어를 통하여 이들의 노래를 들으며 노래말
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교육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교육예산을 GDP의 10%로 증액, 공립학교를 지원 확대하겠다고 말하였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대학 교육 강화’를 주요 국가 정책으로 내세웠고, 총리인 프랑수아 피용은 그것을 위해 대학교육을 현대화하기 위하여 2012년까지 50억 유로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보다 먼저 일본 수상이 된 아베 신조도 교육 강화를 부르짖으며 토요일 휴교제를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였다.이들 뿐이 아니다. 카르도주 전 브라질 대통령은 ‘다시 대통령 한다면 교육 개혁 꼭 할 것’이라고 말한다. 왜 이렇게 위정자들이 중점을 두는 정책이 달라지고 있는 것일까. 왜 그들의 노래말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한국내에서도 교육정책이 뜨거운 감자에 틀림이 없다.


교육인적자원부와 학생, 학교, 학부모 간의 의견이 달라서 너무 오랜 세월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그러나 차세대를 위하여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은 틀림이 없다.이러한 일련의 세계 사조 흐름은 교육 경쟁력이 즉 국가 경쟁력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물론 경제력이 바탕을 이루어야 하겠지만, 역사의 주인공은 사람이다. 거기다 사람을 키우
려면 적어도 한 세대의 기간이 필요하다. 현 일본 도쿄대학 총장이 교육정책이 빗나가면 그것을 바로 잡는데 30년이 걸린다는 뜻의 말을 한 것은 반추해 볼 가치가 있다.이쯤에서 해외에서 행하고 있는 한국어를 비롯한 한국문화 교육의 의미를 재확인 하여 본다.

요즘처럼 한국 조기유학생들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현지에서는 자주 헷갈리게 된다. 한국에서 영어 구사력이 국가 경쟁력이며 개인의 성공력이라는 사회 풍조가 일고 있는데,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무슨 뜻이 있는가. 시간이 흐른 다음에 한국에 가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려는가.
그래서 분명히 해야 하겠다. 여기서 성장하는 2세들에게는 한국문화 교육이 필요하다. 현재는 학교 성적을 올리거나 취직을 위한 방법이 아니다. 때로는 학교에서 성적이 나오기도 하겠지만 아직은 특수교육에 속한다. 그러나 한국학교는 한국문화교육의 전문기관이다. 이 학교는 미국내 일반교육도 아니고 한국의 일반교육도 아닌 자발적으로 개교한 특수교육 기관이다.

우리가 믿는 것은, 한국 2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면 앞으로 굳센 삶을 살 줄 안다. 자긍심이란 ‘내 자신이 어떤 뿌리를 가졌다’고 아는 데서 출발한다. 훌륭한 조상들의 업적, 줄기찬 삶의 의지, 뛰어난 지혜, 막힘없이 이어지는 진취성, 섬세하게 나누는 정스러움 등을 알게 되면 삶의 태도가 당당해질 것이다.

한국학교 교육은 지식을 통하여 정신력을 함양하는 것이다. 실제적인 체험을 통하여 한국적인 정서를 이해하는 것이다. 한국문화를 알게 하면서 세계의 여러 문화에 좋고 나쁜 차이는 없으며, 다만 서로 다를 뿐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한국학교 교육은 미국이나 한국에 맡길 성질의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기성세대의 의무이다.현황으로는 미국의 정규 교육에 보태는 특수 교육이 되어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므로 인내심
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지되어서는 안 되고 항상 진행형이어야 한다. 가정, 학교, 사회가 목표를 향하여 힘을 모아야 한다. 여름은 교사들이 새 힘을 충전하고, 학생과 가정은 한국학교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절이다.

미국에서 성장하는 2세들의 국제감각을 토대로 하는 독특한 언어와 문화 습득은 다양한 일꾼을 배출할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노래말도 세계의 선진국과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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