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장에서 탈출한 북한주민의 생활

2007-07-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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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호(퇴직 해병 장교)

북한의 철권정치, 즉 새장같이 폐쇄된 사회를 탈출하기 위해 수 십년을 두고 결심하여 이룬 사람들이 있다.뉴욕타임스는 한 젊은이의 탈출과 탈출 소감을 음미해 보면서 부족시대에도 없던 잔악한 범죄집단의 새장이나 다름없는 사회를 탈출한 사람들을 만나 대담, 기사를 게재했다.이 기사를 보면서 같은 민족의 비운을 되짚어 본다.

북한에서는 조건반사의 교육으로 김정일 신에 버금가는 제왕의 권위로 나름대로의 보호막이 있으나 한국에서는 그러한 것이 없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남한땅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자활해야 함이 이들에게는 얼마나 어려운 벽에 부딪치게 되는 것인지를 모르고 환상의 땅으로 오는데서 큰 차이를 맞게되는 현실에 임하게 된다.탈북자들의 불만은 대부분 막연하나마 한국정부에 대한 것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주적 개념마저 명확하지 않은 국방 태세에서의 정부는 그들이 압록강을 건너 일차로 접하는 땅이 중국의 영지이기 때문에 일차적인 경유지가 부적하다는 데 있다.


그런고로 한국정부의 입지도 중국의 대탈북자에 대한 정책에 중국정부의 처분만 바라는 처지여서 입지가 국제관계에 있어서 저자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따라서 한국정부는 국제 관례와 유엔기구의 틀 내에서 메아리치듯 하는 소리를 내는 것 외에 특별한 탈북자의 구제책을 강구할 수 있는 처지이다.

한국으로 탈출한 탈북자들 중에는 다시 미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하는 자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나름대로 한국의 정치적 학대를 이유로 망명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미온적인 한국의 탈북 망명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변칙적인 일탈행위로 보여지는 것으로 탈북과 귀화, 다시 망명의 과정을 겪어야 하는 것이 강하지 못했던 민족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겠지만 강자들에 밀린 약자의 처지이니 나름대로 처지를 슬기롭게 이겨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강자에게만 의존하려는 처신으로 보여져 민족의 자긍심에 먹칠하는 것으로 느껴진다.이들을 받아들이는 한국민의 인식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 회견에서 토로된 내용에 따르면 탈북자의 가장 어려운 점은 북한 귀화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라고 한다. 가진 자들과 사회의 기득권을 가진 터줏대감들의 횡포가 크다는 것이다.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요, 장점이기도 한 제도적 모순이다. 이러한 사회적인 차이점을 간파하여 자본주의 자유경제체제를 익히고 체험해서 비록 뒤늦게 진입한 자유세계이지만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사회제도와 그 속성을 배워나가야 한다. 그것만이 이 사회에 적응하며 자본주의 세계를 향유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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