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직도 담배를 피우시나요?”

2007-07-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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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30년간 하루 2갑씩 담배를 피웠던 50대 중반의 여성은 폐암 진단을 받고 한쪽 폐를 절단해야 했었다. 그녀는 수술 전날까지 담배를 피웠고 수술 후 병원에 있었던 7일을 빼고는 계속 흡연하였으며 지금도 ‘금연과의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내에 있는 각종 암의 전문치료병원과 필요한 정보를 모은 ‘Patient Resource’의 2007년도 판에 난 기사이다.금연하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르는데도 끊지 못하니 담배의 중독이 얼마나 무서운가. 10년간 담배를 피웠던 30세의 청년은 눈에 암이 생겨 한쪽 눈을 제거해야 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참혹하였다. 그 후 그는 결국 하늘나라로 가고 말았다.담배 하면 우선 폐암부터 떠오르지만 다른 많은 암, 예를 들어 혀에 생기는 암도 담배로부터 온다고 한다. 혀-입안-잇몸-기도-폐 등이 흡연으로 인한 가장 직접적인 해를 받을 것이다. 하루 1갑, 일년이면 7,000개피 이상의 담배 연기가 입을 통해 들어가면 무슨 일이든 안 생길까.


안 생긴다면 이상할 것이다.암 종류만도 100가지 이상이 된다고 한다. 그 중 최소 30% 이상이 담배로 인해 생긴다고 한다. 우리 몸의 장기들은 서로가 연관되어 있어서 폐가 나빠지면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와 연결된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데 암같은 병이 안 걸리더라도 삶의 질은 많이 저하될 것이다.얼마 전, 이곳 YMCA 탈의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다들 벗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담배 냄새가 났었다. 바로 옆의 어떤 분 몸에서 나는 것이었다. 옷에서만 담배 냄새가 나는 게 아니고 피부를 통하여서도 나는 줄을 그 때야 알았다.

흡연자가 집 밖에서 담배를 피우더라도 흡연자의 피부를 통해 담배의 나쁜 성분이 가족에게 전달될 것이다.우리가 살아가면서 제일 먼저 지키고 싶은 것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리라.그런데 담배를 피우는 것 자체가 남에게 해를 끼친다는 사실이다. 나도 그랬지만 담배 피우는
모든 사람들은 항상 “혹시 내가 몹쓸 병이라도 걸리면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을 늘 한다. 그런데도 핀다.인간 심리의 밑바닥에는 자학하고 싶은 심정이 있고 그래서 흡연을 통해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은 진짜 담배가 쾌감을 주고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쾌감이고 진정이고 그런 것은 전혀 없고 고통만 주는데도 ‘그냥’ 습관적으로, 습관에 못이겨서, 아니면 무슨 다른 이유 때문에 피는 것일까.
담배 한 가치를 필 때마다 폐 세포가 3개씩 파괴되고 파괴된 폐 세포는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2002년 뉴욕시 성인 중 흡연자는 3명에 1명 꼴이었는데 2006년에는 6명에 1명으로 배나 줄었다. 담배를 피우면 얼마나 많은 몹쓸병에 걸리는지 사진으로 생생히 광고한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무시무시한 얘기를 빼고라도 한 달에 흡연자 평균 200달러 이상이 들어가는 돈은 너무 아깝다. 돈 때문에라도 끊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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