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방 성형술

2007-07-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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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옥(의사)

괴테의 저서 ‘파우스트’에 나오는 주인공은 어느 마을에 도착한다. 그 동네에는 눈 하나만 가진 기형 인간들이 살고 있다. 나그네를 보자마자 두 눈을 가진 이상하고 신기한 괴물 구경거리가 나타났다고 온 동네가 들썩이고 주인공을 조롱하며 왕따시킨다.차라리 눈알 한쪽을 빼버리고 외눈팔이가 되었더라면 이런 수모는 안 당할 것을 하는 강한 충동을 받았을 것이다.

미국 동부에 사는 여자 운동선수들은 유방을 절제해서 작게 만드는 수술을 많이 받는다. 팔을 움직이는데 조금이라도 걸그적거리는 것이 없게 하기 위해서이다. 반면 해변가에서 육체미의 노출을 원하는 여자들은 유방 확대수술을 받아 될수록 크게 보이려고 하는 추세이다.어떤 유명한 여자 골프선수를 가까이서 보니까 남성보다 더 단단한 근육, 마치 야생마가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성홀몬 주사를 맞지 않았는가 의심도 된다.


메부리코를 가진 서양인들은 코를 깎아내리고 들창코를 가진 동양인들은 콧등을 높이는 성형을 한다.타이거 우즈는 동양인의 복코를 가지고 가지런한 하얀 이를 드러내 보이며 환하게 웃는다. 전세계인들은 그의 코 높이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다만 골프 묘기에 열광할 뿐이다.한인들의 코는 다른 민족들에 비해 적당한 높이와 크기를 가지고 있다.

플라톤은 ‘인간은 둥그런 원의 반쪽으로 하늘에서 내려와 다른 반쪽 원과 결합해 완전한 원을 이룬다’고 했다. 좁고 기다란 터널을 힘들게 빠져나와 지구에 착륙해서 다른 반구를 찾다가 완전한 원을 이루지 못한 채 지구를 떠나는 이들도 있지만 취미 운동 또는 종교를 반려삼아 원을 그려가며 사는 사람들도 많다. 반쪽 원만 가진 인간은 만족이 없고 항상 불만 투성이다.마피아 속담에는 인생에는 100%가 없고 괴테는 “완전무결은 신의 본성이고 완전무결을 바람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했다.

언어 수학 운동을 관장하는 뇌의 각 부분이 다 다르다. 공부 잘한다고 운동선수들을 무시할 수 없다. 뇌의 발달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다. 토기장이가 만든 그릇 모양이 다르듯이 하나님은 다 다른 얼굴 모양을 주셨다.
멀쩡한 얼굴을 너무 깎아 뜯어 맞춰서 사주팔자가 바뀌어지고 살을 너무 잡아당겨 광대뼈만 으스스 앙상하게 내보이는 마귀할멈 같은 차갑고 품위 없는 얼굴도 본다.

평생 머리털에 가위를 대지 않는 유대교 랍비들이 있는가 하면 머리 솜털까지 면도기로 다 훑어버리는 사람들도 많다.아이슬랜드에 사는 노랑머리 여인들은 머리를 검게 물들이는 것을 멋으로 안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야누스는 동전의 양면처럼 앞뒤로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고 뒤를 돌아볼 수 있다고 해서 정월(January)이 유래되었다.보름달 같은 호박 얼굴이나 길쭉한 오이 관상을 누가 탓하랴. Who Cares! 유방의 대·소나 코의 고·하 보다는 마음 속의 만족도에 따라 아름다움이 좌우되지 않을까.
외모의 균형보다는 마음 속 성형이 더 중요한 것 같다.검은 고양이나 흰 고양이가 무슨 상관 있으랴, 쥐만 물어오면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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