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 재소자의 눈물

2007-06-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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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숙 (유스 앤 패밀리 포커스 대표)

지난 17년간 뉴욕주 일원의 재소자들을 방문하며 교도소 사역을 해 온 유스 앤드 패밀리 포커스는 많은 교도소로부터 외부 지원기관(outside supporting organization)이 되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이것은 다름아닌 교화된 재소자들이 앞으로 남은 수감생활 10, 20년이라는 세월을 무의미하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깨달음으로 교도소 안이나 밖으로 영향력을 끼치게 한다라는 좋은 취지와 자신들의 정신적 성장을 위한 여러가지 기회를 만들어 가게 하려는 의도에서인 것이다.

참으로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변화되어서 새로운 사람들이 된 수감자들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뼈아픈 참회가 생기면서 그 후회스러운 마음을 바람직하고 생산적인 것에 쏟아 붓고자 하는 열망이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강한 것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때는 그저 후회를 위한 후회로 인해 절망적인 마음이 만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위해 우리는 교도소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새로운 삶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아파해 주며, 또한 변화된 그들의 손을 잡아 생명의 에너지를 바람직하게 쏟아부어 생명의 피어남으로 인한 삶의 아름다움을 누리게끔 인도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싱싱, 그린헤이븐, 칵사키, 휘시킬 교도소 등이 우리가 재소자들의 자치기관이 바람직한 행사나 프로그램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는 교도소이다. 이들은 세미나, 연례행사, 강연회, 포럼 등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그들의 삶의 질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지난 주 토요일에도 그린헤이븐에서 세미나가 있었는데 그 안의 자치기관의 모든 회장, 부회장 등 리더들 50명의 리더십을 위해 3명의 교수들과 우리 기관에서 나를 포함한 3명, 총 6명이 아참 8시반부터 3시까지의 세미나를 다녀왔다. 이 행사를 위해 몇 개월을 준비한 A.O.C.의 회장은 한인 재소자이다.

11년 동안 수감생활을 해오는 그는 변화된 크리스천이다. 그를 만난 것은 그의 동생이 수감중이던 92년도이니까 15년 전이 처음이고, 그리고 두번째가 그가 수감된 후인 것이다.수감중 변화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그는 기관의 회장으로서 혼신을 다하며 기도로 수고하는 아름다운 사람인 것이다. 변화되지 못한 그곳의 수천명의 비참한 삶을 보며(질시, 반목, 싸
움, 마약, 도박, 갱) 어찌하면 그들의 비참한 삶에서 자신과 같은 새로운 삶을 맛보게 할까가 그의 눈물의 기도인 것이다. 그를 면회할 때마다 그곳 재소자들을 위한 갈등, 고민, 자신의 부족함, 이런 것들이 가득 부담이 되어있는 그에게 용기와 지혜를 나누며 그가 필요로 하는 책들을
지원하며 나는 그에게서 소망을 본다.

나를 위한 갈등이 아닌, 나만을 위한 고민이 아닌, 나를 위한 눈물이 아닌 눈물을 흘리는 그 한 사람을 통해 전 재소자들의 소망을 보는 것은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큰 변화, 개혁, 대각성 등은 바로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충분히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 세미나가 있던 날도 그는 자신의 간증을 통해 변화된 사람이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자신의 밑바닥을 이야기하며 흘리지 않으려고 결심했던 눈물을 차마 감추지 못하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내가 본 그 눈물은 그저 감정의 분출이 아니었다. 그를 더욱 고결하게 보이게 하는 진정한 깨달음의 품위있는 눈물이었다. 그 눈물이 그 곳의 재소자들 뿐만이 아니라 초청받은 교수들과 우리들을 겸손하고 부끄럽게 만들기에 너무나 충분한 생명의 힘이 있는 눈물이었다.그리고 나는 더욱 더 확신하게 되었다. 저러한 그의 눈물이 있는한 이곳의 함께 한 재소자들에게 변화의 물결이 멈추지 않을 것이며 그것은 그 교도소의 높은 담벼락까지도 뛰어넘어 세상으로 흘러갈 수 있는 생명의 눈물이 될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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