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2007-06-19 (화)
크게 작게
권병국(광고기획사 대표)

6.25동란은 13세 소년이었던 필자의 기억으로 사상이 무엇인지, 전쟁이 무엇인지 제대로 분간도 하지 못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었다. 하지만 평화를 깨뜨리고 선량한 사람들을 죽이고 재산을 불태우게 하고 사랑하는 한 가족을 반세기 이상 이산가족으로 살게 하는 무지몽매한 자들의 침략전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만행에 대해서 분개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한 마디로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감히 인간으로서는 행하지 못할 만행으로 전쟁을 앞세워 군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남한의 동족을 향하여 무차별 공격을 감행해 옴으로써 저들의 적화통일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였지만 세계의 모든 이목은 그 행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다.6.25전쟁은 세계가 놀랐고 국제사회는 그들의 만행을 응징할 수 있는 조치가 즉각 UN 안보리에 상정되어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의 UN군이 남한에 파병되어 3년간의 전쟁기간을 통하여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천문학적인 재산의 손실을 남겨놓고 휴전이라고 하는 기나긴 인고의 세월을 통하여 지금까지 지속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6.25전쟁으로 인하여 우리 민족의 역사는 끊임없이 영욕의 세월 속에서 몸부림치며 이어져 왔다. 북한의 우리 민족들은 공산 치하에서의 삶을 견디지 못해 삼팔선이라는 사선을 넘어 남한으로 탈출하는 민족의 대이동을 만들어 냈고 국토는 잿더미로 변하여 수많은 행렬들이 이곳 저곳에서 죽음으로 향하는 발길들로 끊이지 않았으며 분단의 아픔을 잉태한 이산가족들의 헤어짐의 세월은 지금까지 영원한 한과 아픔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제 1950년 6월 25일은 60여년 반세기의 길고 긴 세월과 함께 묻혀지고 있다. 언제인가 빠른 시일 안에 평화적인 남북통일의 숙원이 이루어지고 단일민족으로써 하나의 국가를 형성하여 평화를 공존하고 민족의 한과 아픔의 상처를 깨끗이 치유할 수 있는 꿈과 같은 나날이 빨리 와야만 한다. 그 민족의 대망을 위하여 남과 북은 대화 창구를 개설하고 여러가지 입장의 대화를 촉구하여 왔다.하지만 저들은 같은 피를 공유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믿어지지 않는 돌출행동들을 함부로 자행하고 있다.

지난 5월 진행된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2.13 합의에 대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가 약속한 쌀 지원에 대해서 보류한다는 대한민국 정부의 방침에 저들은 막무가내 안하무인의 작태를 연출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조치에 대해 인도적인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을 취소한다 또는 핵무기 실험에 대한 공포적인 언동을 함부로 하고 있으니 모든 종류의 대화를 단절할 듯한 태도로 자신들의 잘못은 시인할 줄 모르면서 어느 행태이던 자신들의 목표 달성만을 위하여 지각없는 행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대한민국 위정자들은 북한과 평화적인 남북통일의 목표보다는 자신들의 음흉한 계획에 의하여 적화통일을 지향하고 있는 자들과의 어정쩡한 대화에 대해서 현명한 판단과 단호한 입장으로 선회하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이리 저리 끌려다니며 유약한 입장에서 저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무조건 채워주어서는 절대로 아니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