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씨를 위한 생일선물

2007-06-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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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한인공공정책위원회 회장)

모씨는 인도인이다. 정확하게 말해서 인도 펀잡지방 출신으로 터번을 쓴 시크교도이다. 원래 이름은 Mohinder Anand 이나 미국시민이 되면서 그냥 쉽게 이름의 첫자를 따서 Mo를 이름으로 그리고 시크교도를 나타내는 Singh을 성으로 써서 그 이름이 Mo Singh으로 바뀐 것이다.

모씨는 올해 나이 40으로 자수성가하여 롱아일랜드 파밍데일에 Pre-Recorded 또는 Blank Video Tape와 CD 그리고 DVD를 생산하는 업체의 사장이다. 인상이 좋고 명석해 보이는데다 효성까지 지극하여 부모님을 모시고 또 어려운 동생네 식구와 함께 살고자 현재 살고있는 아이슬립의 1에이커짜리 집터에 11개 방을 만들고 또 이에 맞게 집을 넓히는 대대적인 개축공사를 거의 마쳐가고 있다.


그런데 모씨에게 고민이 생겼다. 분명히 건축허가를 받고 공사를 마쳐가고 있는데 갑자기 타운에서 모씨가 불법적으로 다가구 주택을 건설하고 있어서 집에 대한 건축허가를 취소하니 이제까지 한 모든 공사를 원상복귀 시키라는 명령서가 날아온 것이었다. 알고보니 실제 내용은 주변의 주민들이 모씨가 집을 크게 짓고 또 많은 차가 집앞에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시기심에 모씨가 불법 다가구 주택을 짓고 있다고 타운에 고발한 것이었다.

너무나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자신의 변호사에게 연락을 해보았지만 변호사 비용 이야기만 하고 별로 도와주려고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마지막 방책으로 낫소카운티 소수민족국에 근무하는 인도 커뮤니티 리더 Mohinder Taneja씨에게 도움을 청해 온 것이다.Mohinder씨는 한인사회에도 많이 알려진 우리의 친한 친구이다. 그는 6월 6일 오전 8시에 아이
슬립 타운의 행정관 Joan Johnson씨와 조찬 약속을 잡아놓고 내게 함께 가자고 연락이 왔다. 이유는 내가 함께 가면 인도 커뮤니티의 이슈가 아니고 인도와 한인이 함께 하는 아시안의 이슈가 되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더욱 주목을 하니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아이슬립 타운홀이 낫소에서 떨어져 있어 새벽 7시에 만나 함께 타운홀로 향했다.Joan 행정관은 흑인으로 매우 품위가 있는 미인이었다. 처음에는 다소 이야기가 겉돌았지만 낫소 헴스테드 타운의 Dorothy Goosby의원, 또 낫소 커뮤니티 칼리지 부총장 Tuggle 목사, Wayne Hall 헴스테드 시장 등 흑인 정치인들과 절친한 사이인 것을 알고는 자신도 Goosby 의원과는 같은 플로리다 출신으로 대학 동창이라 자주 만난다며 그 후부터는 이야기가 매우 쉽게 풀렸다.

본인이 어린 시절 플로리다에서 자랄 때 완전히 백인사회와 Segregate(분리)되어 심한 인종 차별을 받으면서 자란 이야기와 자신의 양아들이 인도계라며 그 아들을 키우면서 겪은 어려운 이야기들을 해주면서 적극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공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부엌이 하나인 것을 보고 자신이 분명히 해결을 보장해 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알고 보니 일단 아무리 많은 방이 있더라도 부엌만 하나이면 다가구 주택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한 번의 모임으로 그간 모씨를 괴롭히던 고민은 완전히 해결될 수 있었다. 이 날이 모씨의 40회 생일이어서 Joan 행정관의 도움은 모씨를 위한 40회 생일 선물이 되었다고 모씨가 고마와 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많은 보람과 함께 커뮤니티가 뭉쳐있고 또 정계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을 때 어려움에 처한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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