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비자 권리 스스로 찾아야

2007-06-12 (화)
크게 작게
샌디 김(뉴욕한인소비자연맹)

오래 전 고아원 목사원장이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기부금도 챙기고 좋은 일 한다는 명분으로 명예도 얻었으나 실제로는 고아들을 기아에 허덕이게 하고 학대한 사실이 있다. 우리는 이런 속임수에 지금도 너무나 숙달되어 있다.

동판을 닦을수록 반질반질해지는 것처럼 너무 능숙한 솜씨를 자랑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세월따라 숙달되었다는 의미일까. 사람들은 너무나 당연한 듯한 의젓함에 속는 것 같은 줄 알면서도 속아준다. 그러면서 적당히 마음 속으로 타협한다.나 하고는 상관 없으니 눈 감고 뻔질뻔질함을 봐 준다. 가뜩이나 공해로 찌든 세상을 가식의 매연마저 극성을 부리니 맑은 공기에 익숙한 사람들만이 느끼는 불쾌감이다.


세상이 그러하듯 어느 정도는 알고 이해할 수 있지만 우리 가까이 비록 정치와는 상관 없는 봉사단체인들의 모임 속에서도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모임인지 묻고 싶다.미국 어느 단체가 정치인들의 가면을 쓰고 해변가에서 민생을 뒤로 한 채 자기네들끼리 놀고 있는 장면을 풍자하였다. 썩은 물고기가 맑은 우물 속으로 점프하는 것을 방관한다면 자칫 봉사라는 숭고한 정신이 이런 판의 한 장면을 연출하게 될까 염려된다.

20여년 전, 한인회로 전화가 걸려오면 “네, 한인회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였다. 한인이 갓 이민오면 일자리도 알선해 주고 같이 염려해 주던 그런 모습의 봉사단체였음을 난 기억한다.앞으로도 모든 한인단체들이 이런 순수 모임의 조직으로 남아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우리 뉴욕 한인들도 어느덧 미국땅에서 커다란 한인상권을 이룩하였다. 소비자 스스로 이제 권리도 찾고 보호하여 한인상권 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뉴욕한인 소비자연맹은 소비자들을 위하여 커다란 고목나무가 되어 소비자 여러분에게 그늘을 만들어 줄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지금은 너무나 연약한 모종에 불과하나 소비자 대원 여러분이 직접 물을 주고 잡풀도 뽑아주고 가꾸어 주어야 가능할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