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양 대부흥운동이 주는 교훈

2007-06-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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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뉴욕 코리안 닷 넷 대표)

1907년 평양에서 시작되었던 대부흥운동이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다. 평양대 부흥운동 100주년을 맞아 기독교계에서는 100년 전에 있었던 그 부흥의 역사를 오늘에 되새기며 침체 일로에 있는 기독교계에 새로운 부흥의 불꽃을 일으키자고 다짐들을 하고 있다. 많은 행사와 집
회들이 이미 치러졌거나 준비되고 있다.

평양부흥운동 100주년을 맞아, 뉴욕일원의 교계에서 치러졌거나 계획되고 있는 행사와 집회들 중에서 유난히 필자의 눈을 끄는 집회가 하나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오는 6월 24일~25일 양일간 ‘1907 평양대부흥 100주년 영적대각성 연합집회’라는 긴 이름의 집회가 뉴욕, 뉴저지, 펜실베니아 지역의 54개 교회와 단체들이 참가하여 개최된다. 이 집회는
지금껏 있었던 여타 집회와는 몇가지 면에서 전혀 다른 점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이 집회를 준비하는 ‘주체’가 알려져 있지 않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 집회를 준비해 온 한 관계자는 “54개 참여 교회/단체가 모두 주최자이고 주관자”라고 말한다. 집회를 위하여 포스터를 제작하고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 연락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을 앞에 드러내기를 원하지 않는다.

둘째, 참여하고 있는 교회(단체)들의 규모가 모두 작다. 출석교인의 수가 30명이 넘는 교회가 거의 없다. 참여하고 있는 교회(단체)들 사이에 특별한 연결 고리도 없다. 참여하는 목회자들의 출신 학교도, 교단도, 종파도 다양하다. 지역적으로도 뉴욕, 뉴저지, 펜실베니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셋째, 평신도들의 자발적인 참여이다. 이번 집회를 스폰서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평신도들이다. 집회의 취지에 적극 찬동하고 있는 평신도들이 적게는 몇 백달러에서부터 많게는 수 천 달러에 이르기까지 자원하는 심령으로 후원하고 있다.

이번 집회의 소식을 접한 사람들 중, 일부에게서 우려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교회(단체)들이 정치세력화 하지 않을까 하고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알고있는 한 그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이번 집회는 모든 집회에 의례껏 등장하는 형식적이고, 의전적인 어떠한 순서도 배제하고 오직 찬양과 말씀, 기도로만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회자도 없다. 찬양이 끝남과 동시에 강사인 박용규 목사의 말씀과 기도로 이어질 것이다.헌금 순서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한 목회자는 “집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성도들이 헌금을 하기를 원하시면 각자가 섬기고 있는 교회에 하시기 바랍니다”고 필자에게 말해 주었다.

필자가 보건대, 이 집회를 위한 외형적인 준비와 각오는 나무랄데 없이 잘 되어 있다. 때문에 집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주문할 사항은 없다. 다만, 나를 비롯하여 이번 집회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과 관련된 모든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평양대부흥운동은 ‘부흥’을 목적으로 한 운동이 아니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평양대부흥운동은 회개의 운동이었다. 회개의 결과가 부흥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 나를 비롯한 기독교인들이 해야 할 일은 단 한가지, 철저한 회개이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는 고사하고 사회로부터 지탄받는 대상이 되어 있다. 교회에도 성도들 사이에도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다. 입으로는 쉴 사이 없이 사랑을 이야기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자기가 손해를 보려고는 하지 않는다. 목회자는 성도들을 비난하고, 성도들은 목회자들을 헐뜯는데 익숙해져 있다. 많은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내 친구가 한 말이 생각난다. 물론 일부이지만 “가장 몰염치하고, 무경우한 사람들이 목사들”이라는… 우리 모두는 그런 소리를 들어서는 안된다. 세상의 법도 지키지 않고 경우도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나님의 법을 지킬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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