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절문화 민족의 긍지와 보존

2007-06-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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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절문화 민족의 긍지와 보존
김일호(무역업)

문화의 발달과 이질문화의 교류에서 각기 다른 문화의 배경 속에서 성장하며 복합사회로 임하면서 이웃에 사는 사람들의 사고, 생활풍습 등을 알지 못하여 예의를 벗어나는 일을 종종 겪는다.미국에 이민와서 사는 사람들이 한두번 쯤 겪었을 미국식의 인사법 중에서 처음 보는 지나치는 행인들의 눈인사를 경험해 본 일이 있을 것이다. 이를 나름대로 해석한다면 “나는 당신에게 적의가 없습니다” 또는 “아는 척하고 삽시다” 하는 뜻일 것이다.

이러한 인사를 받거나 인사를 할 때 교감되는 느낌은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것이며 모두가 이웃이구나 하는 즐거움이 뒤따른다.이렇게 다민족 다인종의 사회가 융화되어 가는 가장 기초적인 ‘고개 까딱 하기’인사는 이 커다란 미국의 사회를 이웃사촌의 사회로 이끌어가는 abc… 이다.우리네 한국사회를 비추어 보면 우리는 과연 예절의 종주국다운 데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먹을 것이 생기면 그릇에 담아 이웃에 돌리던, 그 듬뿍 담긴 정 있는 풍습은 꼬리를 감춘지 오래 되었고 행여 길 가는 사람에게 눈 맞추는 인사를 건네면 치한으로 몰아세우고 나이 한 두살 많다 하여 반말을 하는 것은 다반사다.


혹여 득, 실을 주고받는 거래에 있어서 고객이 되는 처지라면 으례껏 주는 사람의 위치로 바뀌어 위세를 하려 함이요, 이에는 반말로 일관되는 얄팍한 심성이 깔려있음을 본다. 즉, 내가 이 물건을 사서 너에게 덕을 베푸는 상위의 사람이란 차별의식이 태동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교육이 되지 않은데서 비롯된다.지금의 한국의 교육제도는 공식을 전수하는 교육제도라고나 할까. 주무담당 행정장관의 자리는 통치의 연수과정이요, 경력의 난을 심어주는 자리요, 전문성을 지닌 행정의 집행부서라기 보다 높은 감투의 연수과정으로 자리매김하는 자리가 되다 보니 민족의 장래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믿음을 낳는 첫 단계가 사람과 사람이 아는 것이요,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공존하며, 어떻게 인격을 존중하느냐 하는 것인데 우리네 한국의 교육제도는 마치 학생이 학생을 딛고 어떻게 올라가느냐의 본보기장이 된 것 같다.대학을 마친 젊은이들은 이웃을 믿고 덕을 쌓아 교육받은 지도인사가 되기보다는 전문부서 출신의 기능공 같이 되어 있고 잘못된 사회의 연대의식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사회 부정이나 부패의 현장에서도 고개를 돌리는 의협심을 찾아볼 수 없는 세대로 키워 놓았으니 그들의 후손들은 어찌 되어질 것인지 사뭇 걱정이 앞선다.

3.1운동과 4.19의 후손들인가. 그들은 개인의 영화를 위해 생명을 던지지 않았다. 불의를 보고 분연히 일어나 지적할 줄 알았고 가슴 치며 분개할 줄도 알았다. 우리도 다 같이 공손할 줄 알며 겸손할 줄 알아야 하겠고, 정직하게 삶을 이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 정직한 민족, 믿을만한 사람들이란 말을 듣고 살아야 한다. 우리네 상품을 검사 없이 사갈 수 있는 물건을 만들며, 이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며 살 길임을 알고 실천해야 한다.
겸손하지 않은 태도와 말투는 남에게 하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해보고 난 뒤 남에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겸손하고 믿음이 뒷받침되는 교육과 사회 조성은 어제 오늘의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작금에 와서 너무나도 돈의 위력에 휩싸이는 사회에 모두가 유입되어 소용돌이 늪에 빠져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 대두와 상업주의 사회로 초고속의 개발과 발전의 가장자리에서 일어나는 거품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믿음과 정직에 바탕을 둔 사람들에게서 좋은 사회 형성과 상품을 발생하는 것이다.이는 우리들이 즐겨 찾는 믿음 주는 상표냐, 거리에서 만들어지는 상품이냐, 즉 origin of country 에 따라 수요의 양이 달려있는 상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믿을만한 상품, 그것은 정직함에서 나오고 다시 찾는 손님은 정직하고 예의바른 점포 주인에게만 가능한 생업수단이다.

우리 다같이 눈앞의 이득만을 생각하는 근시안에서 벗어나 후손에게 이어줄 수 있는 정직, 믿음, 겸손을 함양하는 생활습관과 교육으로 ‘공돌이 공순이’의 전문교육 보다는 ‘못생겨도 좋으니 믿음 주는 아이’들을 키우는 민족으로 거듭난다면 한국의 미래는 머지않아 선진국의 대열에 쉽게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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