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국의 흥망성쇠

2007-06-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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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리(아틀란타)

세계 역사에서 제국이라고 하면 로마제국을 기억하게 되는데 로마는 동서 로마로 갈라진 후 동로마제국(비잔틴)은 수도를 비잔티움(현재의 이스탄불)으로 이전 후 1453년 오스만터키의 침략을 받아 멸망하기까지 1123년을 번영하면서 제국으로 군림했다고 하며 그 후의 제국들은 500년을 넘기지 못하고 명멸하였다.

현대사에서는 구소련이 제국이 될 수 있는데 1917년 공산주의 혁명 후 소련이 핵무기까지 보유하면서 세계를 공산주의화 할 것 같이 막강한 나라였으나 2차대전 후 미국등과 격심한 냉전을 치르면서 견뎌내지 못해서 1991년 8월에 붕괴되는 과정을 우리는 직접 볼 수 있었다.소련의 붕괴에 대하여 얼마 전 작고한 옐친 전 대통령은 말하기를 소련의 해체도 역사의 제국
들이 명멸해 갔던 것과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고 했으며 붕괴 직전 소련은 경제상황과 금융시스템이 와해되고 식량의 전략적 비축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소련 몰락 원인을 설명했다.


한편 부틴 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군부대교회에서 현재 러시아를 지키는 것은 러시아 정교회와 핵탄두를 장착한 전략 로켓부대라고 언급했는데 구소련과는 완전히 대조가 되며 그런 가운데 러시아 경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냉전 후 남은 제국은 우리가 살고있는 미국이 유일한 제국으로 세계를 제패해 나갈 것같이 보였으나 9.11 테러 후 이라크, 아프간 전쟁을 치르면서 미국의 앞날에 커다란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는 것을 우리는 느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래 학자들은 장차의 제국은 미국과 중국이 떠오르고 있다고 하버드 퍼거슨 교수는 포린파리시 최근호에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 중국은 어떻게 떠오르는 제국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중국은 1949년 마오쩌둥이라는 인물이 중국을 공산주의 국가로 통일하고 최초에는 고조적 공산주의 국가로 건설하기 위하여 1976년까지 홍위병 문화혁명을 하면서 지주와 자본가를 박해, 숙청했으나 실패로 돌아가고 문화혁명 과정에서 박해받던 등샤오핑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중국을 개혁 개방하고 시장경제 중심의 경제를 일으켜서 최근 30여년간 중국 경제는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여 마침내 외환보유고 1조2,000억달러에 세계 4번째 경제대국으로 자리잡고 군사력도 미국이 우려할 만큼 강한 군대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4세대 지도자 후진타오 국가 주석은 중국을 개혁하고 미래를 열어 나가려면 세계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후진타오 국가 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정치국 요원 24명이 직접 중국의 유명한 대학 역사교수들을 초빙하여 주로 15세기 이후 세계 주요국가의 역사 발전과 흥망성쇠를 주제로 집단 학습을 하면서 세계 역사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국가발전 정책으로 채택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세계역사를 중국이 나서서 바꾸어 놓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역사연구와 관련된 ‘대국굴기’라는 15세 이후 세계를 제패한 영국,일본,미국 등 9개국의 성공 소개 프로그램 다큐를 중국관영 중앙TV(CCTV)에서 방송했는데 중국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열광케 했다고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중국 서민을 대표한다는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4월, 일본을 방문, 일본 국회에서 연설하기를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중국 인민은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그 책임은 소수의 군국주의자가 져야 하며 일본도 피해자라고 하고 일본의 경제 지원이 중국의 개혁 개방과 경제발전에 기여했으며 중국인민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연설은 중국 지도자들이 미래지향적인 역사 연구를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헤리티지 재단은 부시대통령 취임 초 역사에서 교훈을 얻으라는 보고서를 냈다고 하는데 과연 부시는 미국을 통치하면서 어떠한 역사적 교훈을 연구하는지? 왜 미국은 이라크전이 장기화 되고 그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지 철저한 역사적 연구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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