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전통공예산업 진흥법 필요하다

2007-05-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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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식(중앙대학 연구교수)

나는 대학과정부터 공예 예술에 입문하고 나서 지금까지 40여 평생을 공예예술로 살아오면서 한국의 공예계가 잘 되도록 뒤에서 봉사하고 지도해 오고 있다.최초로 전통공예산업진흥법안을 만들기 위해 진술인으로 선출되어 이번 5월 26일 국회 소강당에서 한국전통공예법안이 꼭 상정되어 빠른 시일 내에 통과되도록 전통공예를 하는 공예인들의 맥을 이어가게끔 하기 위한 일을 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누구의 방해 때문인지 잘 되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박찬숙 의원은 전통 공예의 맥이 끊어지고 있으며 전통공예의 장인들은 지금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다고 눈물로 호소하였다. 그리고 지금 현 상황은 빨리 병원 응급실로 가야 할 지경이니 우선 전통공예진흥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이다. 지금 인천에 거주하는 김계순(83세, 자수 무형문화재)씨. 이 분은 단칸 전셋방에 살며 다리가 하나 없는 돋보기 안경 너머로 바느질을 하며 전수자가 없어 애통해 하고 있다. 빨리 기록 책자라도 제작하여 김계순 할머니의 전통 기법과 기능을 역사적으로 기록을 할 시기라고
할 수 있으며 또 그 외에도 단소, 단청, 활, 갓 등과 같은 노인 장인들이 인천에만 해도 일곱 분이나 겨우 연명을 하고 있다.또 전통 인형 작가 이승욱, 악기장 이영수, 화각장 이정친 등의 수많은 장인들이 비닐하우스나
남의 집 지하실에서 먼지를 먹어가며 갈고 닦고 다듬어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한국전통공예 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한국의 5천년 역사는 점점 우물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우물 물마저 말라가고 있는 실정이다.미국의 경우를 보면 전통문화가 없어 아메리칸 인디안 문화를 미국의 문화예술이라고 주장하여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 인디안 뮤지엄을 두어 미국의 전통공예라고 하고 인디안들의 전통공예
를 발전시키고 있으며 또한 그의 장인들에게 땅과 집을 주어 공예예술을 계승하게끔 하고 있다.또한 이민을 온 각 나라의 전통공예품들을 정부에서 수집하고 또 장인들에게 영주권을 주어 각 곳에 전시장과 뮤지엄을 만들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역사가 없는 나라도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5천년의 전통공예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등한시 하고 있는 실정이다.가까운 일본만을 보더라도 장인들을 위하여 전통공예품 제작을 하게끔 작업장과 지원금을 나라에서 도와주며 계승자들을 키워주고 있다.선진국들은 이미 전통공예 예술을 장려하여 조상들의 얼을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심어주며 관광사업에 큰 이바지를 하고 있다.

이제 문화공예 예술이라는 좋은 명칭을 앞세워 엉뚱한 일이 없어야 할 것이며 공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밤을 새워가며 땅을 파 놓았더니 기둥 세워놓고 마치 자신들이 다한 듯 하는 비양심적인 행동은 없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이 이루어놓은 장인정신과 전통의 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각 미술대학에도 전통공예 제작 기법과 역사를 가르치는 과를 조속한 시일 내에 만들어야 하며 전통공예 박물관도, 누구든지 쉽게 갈 수 있는 도심지 중앙에 두어 쉽게 보고 이해하고 같이 호흡할 수 있어야 할 것이
다.

더 나아가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공예 예술을 세계 각 나라에 전수하고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전통공예산업진흥법을 조속한 시일 내에 통과시켜 세계 문자로도 번역하여 세계 각 나라 사람들이 이해하고 사용하고 볼 수 있는 한국 전통공예 예술품이 세계인의 가슴과 손으로 서로 이어져 나가는 우리의 전통공예 예술품들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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