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웰빙, 나의 정신건강

2007-05-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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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뉴욕가정상담소 카운셀러)

요즈음 한국에서는 웰빙 선풍이 일면서 건강한 음식에의 선호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웰빙 음식과 다이어트 등으로 건강을 챙기고 자신의 몸을 가꾸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내면의 웰빙에도 이렇게 관심이 있는지를 묻게 된다.

바쁜 생활이지만 자신이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인생의 다른 가치들도 생각해 보고, 풍요로운 경험을 갖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낯선 땅에 이민자로서 살다 보면, 사회적 경제적 안정의 바람이 절실한 것 같다. 그러나 이것에
만 가치를 두고 살다 보면 어른들에게는 돈을 잘 버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명문대학에의 입학이 성공으로 여겨져서 하루 하루 바쁘게, 자신의 정신건강과 정서를 돌볼 겨를이 없이 살아가게 되고 가족간의 대화도 부족해 진다.


일전의 버지니아 텍 사건은 이곳에서 상담을 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민가정 안에서 가족간의 갈등, 다른 민족으로서 이곳의 사회와 문화에 적응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갖는 정체성에 대한 문제, 언어와 문화 차이로 인한 부모와 자녀들과
의 대화에의 어려움과 문제 등을 생각나게 하였다.낯선 문화에서 다른 언어를 가지고 생활하는 이민생활 환경일수록 정신적 건강과 정서를 잘
돌보며 살아야 할 것이다. 힘들게 노력해서 결과를 얻었을 지라도 내가 좋아하지 않고 만족하지 않는다면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고, 성공하였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성공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결과를 얻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내담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을 잘 하고 못하는지를 모르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그만큼 우리들이 자라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거나 경험해 본 것이 적어서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심리학자 에릭슨에 의하면, 청소년기는 특별히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이다. 가족 구성원이 아닌 자신이 누구인지를 또래 집단들과 어울리면서 생각해 보는 시기이다. 결혼 등으로 자신의 가정을 시작하는 청년기에는 결혼이나 친구를 통한 상호 만족스럽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중년기는 자신에게 몰두하기 보다는 자녀 양육, 또 사회와 공동체를 위하여 공헌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 된다. 안정된 환경을 위하여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자녀들을 통하여 문화의 가치를 전승한다. 자녀의 독립이나 관계나 목표의 변화가 있다면 새로운 의미나 목적을 찾아야 하는 중년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인생의 각 시기들에 우리들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살아왔는지를 생각해 보자. 청소년들에게 공부만을 강요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갖고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는 소홀하지 않았는지, 부모님들은 자신의 역할을 돈을 버는 것으로만 제한하지는 않았는지를 생각해 보자.자신과 가족의 정신건강의 웰빙을 위하여 좀 더 다양한 가치관의 수용과 경험, 가족간의 대화를 권유하고 싶다. 부모님들이 가정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좀 더 확대하여 가족과 대화를 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 나가기를 바란다.

언어가 안 통하더라도 대화를 하려는 태도, 자녀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또 경우에 따라서 상담을 통하여 어려움과 갈등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도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상담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받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적극적인 대처방식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상담을 받다 보면 자신이 누구인지를 발견하게 되고, 자신의 정신적 건강과 정서를 되찾게 된다.

자신의 정신건강의 웰빙을 위하여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내 생각과 욕구를 존중하고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능동적으로 선택하여 실제적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이렇게 할 권리가 있다.
내가 나를 아끼고 돌볼 때, 성장하고 행복해지고 이것은 또한 자신에게 내적 웰빙을 가져다 주고 성공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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