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가장 큰 행복은 건강

2007-05-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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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목회학박사)

살아 있는 동안 가장 큰 행복은 건강이다. 건강만 유지된다면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늘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조금 부족하다는 말은 생활에 여유가 많지 않아 큰 집에 살지 못하고 좋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지 못하는 경우 등을 말한다. 금상첨화라면, 건강도 하고 돈도 많아 큰 집에 살며 남을 도와주는 그런 삶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생이다. 불평과 불만이 많은 사람들은 아직 병이 들어 아파보지 못한 사람들이다. 아니면 병원에 있는 수많은 병자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병을 앓아보고 고통을 당해, 고통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체험해 본 사람들은 현재 자신의 건강만으로도 감사의 충분조건으로 삼아 불평불만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 즉 인간의 망각에 있다. 병을 한 번도 앓아보지 않은 사람이야 모르겠지만, 병을 앓아보고 고통을 당해 보아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그 고통을 망각한 채 건강을 잃을 행동을 할 뿐만 아니라 건강 유의에 소홀해진다는 것이다. 처절했던 고통의 순간을 잊어버리고 또 다시 건강을 해칠 행동을 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여기에 있다. 나이가 어떻게 되든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중의 하나일 것이다. 불교에서 얘기 되었든가. 인간은 생로병사(生老病死)를 겪으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태어나 늙어가며 결국은 병을
얻어 죽음에 이르는 게 바로 인간의 삶이라고.


인간의 몸이 가지고 있는 한계는 어찌할 수가 없다. 그래도 요즘은 세월이 좋아지는 덕분에 수명도 길어졌다. 나이 60이면 옛날 같으면 환갑 혹은 회갑이다 하여 할아버지나 할머니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부모 나이 60이 되었다 하여 자식이나 친구들이 회갑연을 해준다고 하면 그건 욕이라 한다. 회갑연은 아예 무시해 버리는 게 요즘 세태인 것 같다.

지금 나이 60이면 40대로, 나이 80이면 60대로 살아가야 하는 게 요즘 세상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먹는 음식도 좋아지고 약도 좋은 약 많이 나와, 건강에 유의하며 살아가기에 연령이 실제 나이보다도 더 젊어졌다고 하는 표현이 좋을 것이다. 그러니 늙어도 젊은 사람처럼 살아갈 수 있는 게 요즘 세상인 것 같다. 한 번 건강을 잃게 되면 그 영향으로 따라오는 고통도 고통이지만 유일회(唯一回), 즉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생을 단숨에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평균수명이 80이라면 80까지는 살다
가야 하지 않을까. 80은 60대라 했는데, 몰라도 90은 넘겨야 그래도 호상이라 하지 않을까. 건강하지 못하여 40대, 50대, 60대에도 귀한 목숨을 빼앗겨 버리는 사람들도 많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건강유지를 계속해 나가는 큰 비결이 있다. 그 비결 중 하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의 태도다. 불평불만은 건강의 최대 적이다. 감사한 마음이야 말로 마음도 건강하게 하고 육신도 건강하게 하는 돈 안 들이는 건강 유지의 최대 비결 중의 하나다. 노자 철학에서 얘기됐든가. 지족자부(知足者富)라고. 즉, 만족을 아는 자가 부자라고.
만족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로 감사가 나올 수 없다. 만족한 상태란 마음의 상태다. 제아무리 높은 빌딩 같은 집에 살아도 만족하지 못하면 감사가 나올 수 없다. 작은 집 단칸방에 살아도 만족스러우면 감사는 저절로 나온다. 모두 다 마음에 달려 있다. 육신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지만 마음이 건강하지 못하면 육신에 병이 생기는 것도 알아야 한다.
현재의 처지가 어떻다 하더라도, 그 처지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상황이다. 주위 환경과 조상 탓도 더러는 있겠지만, 자신의 삶의 처지는 전적으로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건강유지를 위해 평소 꾸준히 노력한 사람이라면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건강에 유의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마구 돌렸다면 건강이 헤쳐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 빼고 나면 먹고 일하는 시간이다. 잠 잘 때야 육신도 마음도 쉬는 시간이니 그렇다 치자. 일하고 먹는 시간에는 일자리가 있어 감사하고, 먹을 것이 있어 감사하자. 월급타령, 수입 타령하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거리다. 무조건 감사하자. 현재 건강하여 일하고 잘 먹고 잘 자는 그 것만으로도 감사하자. 월급과 수입이 적으면 먼저 자신을 탓해야 한다. 자신의 삶의 처지는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기에 그렇다. 작아도 감사, 많아도 감사한 생활을 해보자. 살아있는 동안 가장 큰 행복은 건강이다. 건강만 하다면 모든 것이 다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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