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과학자들에게 힘찬 박수 보내자

2007-05-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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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우(우드사이드)

최초로 지구가 둥근 형상이라고 발표한 사람은 아낙시메네스(Anaximanes BC 500~524)철학자였다.그로부터 2000년이 경과한 후, 서쪽으로 항해해서 동쪽으로 돌아온다는 신념 하에 모험을 한 컬럼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으며 마젤란의 세계 일주(1519~1521)는 지구를 완전히 한바퀴 돌므로써 지구가 둥글다는 게 확실히 입증되었다.

물론 그 사이 많은 학자들의 꾸준한 노력의 결실이었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설명한 아리스타리코스(BC 280년경), 천체의 운행에 대한 지동설을 최초로 발표한 폴란드 코페르티쿠스(1543), 이루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과학자들의 의지와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의 풍요로움은 없었을 것이다.600년 전 우리나라에서 세종 때 발명하였다는 ‘해시계’. 꼬마 시절 어린 나의 생각으로 운동장 한 가운데 막대기를 세워두고 시간마다 그림자 위치를 표시하면 될텐데 그것이 무슨 큰 발
명품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 했었다.


어른이 되어 서울 고궁 산책을 하다 그 해시계를 직접 보게 되었다. 그것을 본 순간, 와~ 하고 그저 감탄사 밖에 다른 할 말을 잊었다.그 모양은 사발 모양, 지금의 접시 안테나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방향은 해가 있는 쪽으로 약간 기울게. 마치 지구본을 반쪽으로 나누어 그 중심부에 심봉을 세워놓았다.봄, 여름, 가을, 겨울, 태양의 방향이 바뀌는 것은 물론 아침, 저녁 그림자의 길이가 달라지는 것까지 세밀한 계산으로 눈금을 표시한 것을 보고 그저 놀랍기만 했다.

오늘과 내일, 그림자의 위치가 달라진다는 것을 어릴 때는 생각 못했던 것이다.우리는 우리 시야가 지구 바깥쪽에서 보는 표본이나 위성사진 같은 것을 많이 보았지 반대로 지구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볼 수도 없으며 상상도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 해시계는 마치 나 자신이 지구 안쪽 중심부에서 바깥쪽으로 바라보는 느낌을 받았다. 이것이 바로 지구가 둥글다는 증명이 아닌가.

1969년, 인간이 처음으로 달 표면에 발자국을 남긴 것은 세계를 흥분시킨 사건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많은 궁금증을 우리에게 풀어주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정서적인 희망을 우리는 잃었다.어릴 때 보았던 공상영화, 머리만 까만 괴상하게 생긴 화성인은 화성탐사선의 전송사진에 의해 사라져 버렸다. 동서를 막론하고 옛 시인들이 노래하던 신비스런 달의 모습도 사라진지 오래다.

천문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수십 억개의 우주별들 중 지구의 조건과 같은 별들은 몇 개 뿐이라는 말에 우리를 더욱 더 실망시켰다.
그러나 찾았다. 비록 20억 광년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그 별은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준 선물이다. 시, 공간을 초월한다면 꼭 못 먹을 그림의 떡만은 아닐 것이다.

만약, 생명체가 존재하는 별은 우주 속에 지구 하나밖에 없다면 그것은 절망이다. 그러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가져다 준다.
4월 30일자 한국일보 ‘벗겨지는 뇌의 신비’를 읽고 힘이 솟는다. 4월의 우울했던 마음들을 벗어버리고 5월의 희망찬 새로운 문이 열리는 기분이다. 우리 과학자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주보다 더 큰 인간 뇌의 신비를 하나 하나 풀어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우울증 또는 정신질환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제가 개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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