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인사회 사기행각 근절돼야

2007-05-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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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의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비즈니스에서는 신용이 중요하다. 사람이나 비즈니스나 믿음이 있어야 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신용사회라고 하는 현대에는 더욱 그렇다. 얼굴도 모르는 고객으로부터 크레딧 카드를 받고 누가 주인인지도 모르는 은행에 내 돈을 맡기는 것은 그 회사의 신용을 믿기 때문이다. 신용이 허물어진다면 모든 사회 관계와 경제활동이 함께 무너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보도에 따르면 우리 한인사회에는 신용을 어지럽히는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작게는 평소 안면이 있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몇 백달러 또는 몇 천달러씩 빌린 돈을 갚지 않는가 하면 크게는 사업자금을 빙자하여 빌린 돈을 떼어먹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곗돈이나 투자금을 떼어먹은 일, 공사비를 떼어먹고 공사를 안 해주는 일이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런 사건 중에는 아예 처음부터 돈을 떼어먹기로 작정을 한 사기행각이 많다. 가게 매상을 엉터리로 속여 가게를 팔거나 공사비를 챙긴 후 공사를 하지 않고 도주하는 행위, 남의 돈을 챙길 목적으로 계를 모으거나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또 서류미비자의 약점을 이용하여 재산을 가로채는 등 악질적인 사기사건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기행각은 한인들간에 불신풍조를 조성하여 한인들의 생활을 불안하게 하고 한인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 한인사회의 경제력을 키우려면 무엇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합자와 공동 투자이다. 한인들의 자본을 모아 비즈니스를 대형화하고 부동산에 공동 투자하는 등 경제규모를 대형화 해야 한다. 그런데 서로 믿을 수 없다면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신용 없이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그러므로 한인사회에는 무엇보다도 먼저 신용이 바로 서야 한다. 우선 각종 돈거래와 사업에서 상대방에 대한 신용도를 꼼꼼히 살펴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신용을 흐리는 사기꾼들이 한인사회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미국에서 개인이나 회사의 신용조사는 크레딧 조회로 알아보지만 한인사회에서는 누가 돈을 떼어 먹었다고 하면 입소문으로 널리 퍼진다. 이런 사람에게 나만 당하지 않았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사기행각을 벌이지 못하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

한인사회에서 사기행각을 근절하고 신용사회로 만들기 위해 한인들이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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