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아름다운 가족 사랑, 찬사 보낸다

2007-05-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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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지난 주말 뉴욕 한인 2명의 가족사랑 이야기가 본지에 실렸다. 50대의 한 남성은 척추를 다쳐 반신불수가 된 이모의 병수발을 15년째 해오고 있다. 이 남성은 6.25 때 조실부모한 자신을 친자식 이상으로 잘 길러준 이모를 친부모 이상으로 보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또 60대의 한 부인은 시어머니의 병수발을 해왔는데 8년 전 남편마저 뇌종양으로 쓰러지자 지금까지 남편의 손발 노릇을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족 중 한사람이 병에 걸리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해 불행해지면 다른 가족들이 돌보는 것은 사람의 정리이고 도리이다. 특히 효 사상과 가족간의 결속이 강조되었던 한국에서는 가족에 대한 헌신적 생활이 미풍양속으로 이어져 내려왔다.그러나 이기주의가 만연한 핵가족 시대가 되면서 이와같은 미풍양속이 사라지고 가족간의 사랑이 식어버린 삭막한 세상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얼마 전 자식들이 늙은 부모를 모시지 않겠다고 서로 떠 넘기다가 부모가 길거리에 버려진 사건도 있었다.

미국에서도 병든 부모를 양로원에 맡긴 채 제대로 찾아보지도 않는 한인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오랜 세월 가족의 병수발에 희생하고 있는 이들의 가족사랑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감동을 준다.


물론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부모 자식간, 또는 부부간이라 하더라도 장기간 병수발을 한다는 것은 감내하기 힘든 일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병수발을 위한 사회적 제도, 즉 양로원 시설과 사회보장제도가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시설에 의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시설에 맡겼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가족의 도리가 끝난 것은 아니다. 항상 가족을 찾아보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살펴주어야 마땅할 것이다.

지금도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병든 부모와 배우자, 장애인으로 자라는 자녀를 돌보며 고통의 눈물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이런 아름다운 헌신에 찬사를 보내며 그들의 수고를 위로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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