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미국의 미래가 흔들리고 있다

2007-05-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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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취재1부 기자)

미국의 부서진 이민 시스템으로 인해 미국 내 이민자 커뮤니티의 한숨 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는 영주권 문호로 인해 피가 마르는 이민자들에 이어 최근 전문직 취업비자(H-1B)의 유례없는 조기 쿼타 마감으로 인해 전도유망한 젊은 유학생들이 아메리칸 꿈을
접고 본국으로 귀국해야 하는 믿기지 않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차별 단속으로 인해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고 있는 미국 내 1,200만 서류 미비자들까지 미국 내 이민자 커뮤니티는 연일 지속되는 악전보로 인해 초상 분위기다.
그러나 미 정부는 이와 같은 심각한 이민 문제에 적극 개입하지 않고 있다.신규 이민자의 대거 유입으로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는 공화당 및 보수지역 민주당 의원들이 이민 문제에 뒷짐을 진 채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방 하원에는 미국 내 서류 미비자 사면을 포함 영주권 문호를 앞당기고 취업 문호도 대폭 확대하는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안이 상정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전혀 진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법안 지지 의원들은 지난 몇 년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사장되어 버린 포괄적인 이민개
혁법안이 표결에 붙여졌다 또 다시 기각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적어도 60여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법안을 지지하지 않을 경우 법안을 아예 표결에 붙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현재 미국 내 이민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고 말았다.

능력 있는 전문직 외국인을 고용하지 못한 미 글로벌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다른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글로벌 기업들이 원활한 인력 확보를 위해 아예 회사를 미국에서 인도나 중국 등 제 3국으로 이전하고 있는 것도 절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특히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이 이민 규정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도 외국인의 미국 투자를 꺼리게 하는 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향후 100년, 1,000년을 위해 미 지도자들은 이민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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